송파구 거여동에 오카리나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전으로 오카리나 품은 김완섭 관장, 거여동을 문화예술마을로 ‘개척’할 것 

 

교재용 악기를 넘어 바야흐로 국민악기로 자리 잡고 있는 오카리나. 우리나라에서 오카리나를 가장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종로 낙원상가? 땡! 정답은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한국오카리나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에는 해외 오카리나부터 우리나라 초창기 오카리나까지, 각양각색의 악기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오카리나 보러왔다가 뜻밖의 선물도 받는다는 사실. 바로 박물관의 별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 전시된 목각인형, 아날로그 카메라, 잡지 창간호, 조개껍질, 수석 등 진기한 수집품들이다. 이러한 희귀한 물건들을 수집한 김완섭 관장 겸 새소망교회 목사는 오카리나의 기능적인 부분과 미학적인 부분을 꿰뚫고 있었다. 이쯤 되면 ‘오카리나 박사님’, ‘오카리나의 달인’으로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카리나박물관을 중심으로 거여동을 문화예술마을로 변화시키고, 목사 은퇴 후에는 오카리나 역사 강사로 활동하고 싶다는 김완섭 관장. 그의 뜨거운 열정과 자유로운 영혼이 깃든 비전을 들었다.

 

먼저 저희 독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시티를 통하여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서 목회(새소망교회)를 하면서 오카리나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완섭 목사라고 합니다.

 

언제 처음 오카리나와 연을 맺게 되셨는지요.

사실은 오카리나도 목회의 일환으로 접하게 됐습니다. 교회를 개척한 직후에는 찬양단이 없었기 때문에 성도들과 함께 1인 1악기 배우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거창하고 세련되지는 않아도 함께 연주하며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자는 의도였지요. 초창기에는 리코더, 하모니카, 우쿨렐레, 오카리나 등을 선택하고 우쿨렐레 강습까지 했지만 여러 가지로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오카리나에 집중했습니다. 그 후 많은 제작자들의 도움으로 오카리나박물관까지 세울 수 있게 됐답니다.

 

▲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김완섭 관장

관장님이 생각하시는 오카리나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소리에 그 매력이 있습니다. 다른 관악기들도 독특한 소리가 매력이지만, 오카리나는 일단 흙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우리 육체의 재료와 같지 않습니까? 또한 전체가 둥그렇게 막혀 있어서 음파의 구조가 다르고, 이 때문에 특별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예를 들어 색소폰과 오카리나를 함께 연주하면 가까이에서는 오카리나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100m 떨어져서 소리를 듣는다면 오카리나 소리가 점점 또렷하게 들릴 것이고, 아마 300m 이상 떨어진다면 색소폰 소리는 안 들리고 오카리나 소리만 들릴 것입니다. 그래서 오카리나가 여타 악기와 다른 겁니다. 또한 모양을 얼마든지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다른 관악기는 대개 구멍의 위치에 따라 음정이 결정되지만 오카리나는 위치보다는 구멍의 크기에 따라 음정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재미있고 독특하고 다양한 모양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어떤 모양을 만들든 구멍만 손가락에 맞게 뚫으면 되니까요. 그래서 오카리나는 미술적, 시각적인 요소를 음악적인 요소와 결합하여 다양한 문화를 창출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카리나만큼 독특한 문화적 요소를 지닌 악기는 없을 겁니다. 또한 관악기 중에서 배우기 쉽고 다른 악기에 비해 음역이 좁은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어 여러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어 앙상블로 연주하기가 좋다는 점도 아주 큰 매력입니다. 가지고 다니기도 쉽고 어디에서나 연주하기 좋다는 점도 큰 장점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 2007년 6월 1일에 거행된 오카리나 박물관 개관기념 연주회

찬양 악기에서 수집, 그리고 박물관까지...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오카리나박물관을 설립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에 교회에서 아이들과 성도들을 가르치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악기인 오카리나를 구입하고 연구했는데, 어느 날 악기사 사장님이 오카리나 선생님과 함께 교회에 방문하셨다가 오카리나가 여러 개 있는 것을 보시고는 본인 회사에 한번 놀러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안양에 있는 회사를 방문했더니 초창기에 만들어진 오카리나를 5~60개 정도 기증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물론 그 당시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중에 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의 판매용 오카리나로 만들어진 것들이었습니다. 그 악기가 시링크스라는 악기인데 지금은 제작을 안 하고 계십니다. 아무튼 그렇게 또 한번 다른 악기사에서 20여개를 기증받게 되면서 목회지역인 거여동에 오카리나박물관을 세워 문화공간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 후 본격적으로 수집하게 됐답니다. 외국 경매 등을 통해 유럽의 초중기 오카리나들을 수집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약 1년 6개월 동안 매주 월요일마다 모든 제작사를 방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제작사(대부분 개인 공방이 많았지만)들이 40여 곳이 있었는데, 한두 군데만 빼고 전체 제작사들을 두세 번씩 찾아가 취지를 이야기하니까 하나같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서 제작사마다 1~20개 내지는 3~40개 정도의 초기 오카리나들을 기증해 주셨습니다. 지금도 박물관에 전시된 한국 오카리나들의 약 5~60% 정도는 그 때 기증해주신 악기들이지요. 그리하여 2007년 6월 1일에 오카리나박물관을 개관하고 전국의 연주자들께 부탁을 드려서 무료로 연주에 동참하는 박물관개관음악회를 열면서 박물관이 시작된 것입니다.

 

▲ 부드리오 오카리나와 메제티 오카리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오카리나 중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가장 애착이 가는 오카리나는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제작사에 얽힌 이야기들이 많이 있지만, 일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오카리나라고 할 수 있는 시링크스 오카리나(1989년쯤에 생산, 재료는 마블)가 있고, 1993년도에 한오카리나에서 제작된 베이스 키의 오카리나에 애착이 많이 갑니다. 흙소리오카리나의 제작자 분은 자연보호 차원에서 새나 물고기, 곤충 등의 모양으로 오카리나를 제작하시는데, 마치 빈대떡을 부쳐 접듯이 점토를 넓적하게 만들어 반으로 접은 상태에서 오카리나를 만드십니다. 이밖에도 박물관 전시를 위해 한 세트를 일부러 제작해 기증하신 분, 최초로 완성된 값비싼 오카리나 한 질을 가방까지 완벽하게 구비해 기증하신 분, 산 속 깊은 곳에서 오카리나를 만드시는 분, 대학생 때 학비를 벌기 위해 오카리나를 만들어 팔 던 분,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만들어 파는 분, 목사님, 스님, 도인처럼 사시는 분 등등, 수많은 제작자분들이 도움과 협조를 해주셨습니다. 이야기 거리가 참 많지만 일일이 다 설명해 드릴 순 없을 것 같네요. 외국의 오카리나로 가장 오래 된 것은 이탈리아의 비치넬리와 메제티 오카리나(유럽 최초 시기의 오카리나들. 도나티와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던 분들) 혹은 자기로 된 마이센 오카리나 등이 있고, 중국과 대만에서 각각 기증해 주신 오카리나 등 애착이 가는 것이 여러 점 있습니다. 오카리나 최초의 창안자인 도나티의 오카리나를 상징적으로라도 소장해야 하겠지만, 작은 것 하나도 수백만 원씩 하기 때문에 구입할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 한국오카리나박물관 내부 모습

입장료 없이 박물관을 운영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입장료가 있어도 운영에 큰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오카리나 판매나 강의, 체험학습 등을 통해 운영에 도움이 되었지만, 지금은 사업자등록도 취소하고 교회에서의 약간의 후원과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딸들(둘 다 오카리나 강사)의 도움과 약간의 개인적인 힘으로 임대료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데 그나마도 몇 달 치가 밀려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년여 동안 오카리나박물관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거여동에 대한 비전 때문입니다. 오카리나박물관이 거여동 문화사역의 한 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힘겹게 붙들고 있는 것입니다. 오카리나박물관을 중심으로 거여동을 문화예술마을로 변화시켜 가는 것이 비전이고 처음부터 그것을 위해 준비해 온 것입니다.

 

▲ 새소망교회 전경

언제부터 목회활동을 시작하셨는지요.

2002년 6월 1일에 설립예배를 드렸습니다. 한일 월드컵이 한창 벌어질 때였지요. 저는 원래 출판사를 운영하는 출판인이었습니다. 젊었을 때에는 상업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기도 했었고, 10년 동안 편집부장으로 아버님의 출판사인 창지사에서 근무하다가 출판사를 아버님으로부터 물려받아 운영했었고, 이레서원이라는 기독교출판사를 설립하여 20년 동안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47세에 부르심을 받아 백석대학교에서 신학공부를 했고, 52세에 거여동에 처음으로 새소망교회를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오는 6월 1일이면 14주년이 됩니다.

 

현재 국토순례전도를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취지에서 이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셨습니까?

글자 그대로 전국을 순례하면서 전도하고 있는데요, 4년 정도 걸리는 기간 동안 매주 월요일에 전국 곳곳에 들러서 전도하고 있습니다. 원래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동안 전도하였는데 2년 동안 그렇게 하다가 건강이 나빠져 지금은 월요일 하루씩만 전도하고 있습니다. 저도 개척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이지만, 목회 여정 중에 한번쯤은 예수님께서 이스라엘 전역을 다니신 것처럼 대한민국 전국 구석구석까지 전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주변의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동참하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용기를 내어 전도순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2013년 4월 1일에 시작한 전도순례는 내년 2월에 모든 과정을 마치게 됩니다. 전도방법은 소책자를 만들어 배포하는 문서전도입니다. 기본적인 구원의 복음과 비기독교인들의 오해와 궁금증을 풀어주는 내용으로, 즉 비기독교인들을 위한 전도용 소책자 ‘예수님의 사랑 안에 들어와보세요’와 교회에 다니는 분들께 기독교와 복음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내용, 곧 기독교신앙개혁용 소책자 ‘당신의 마음을 예수님으로 채우세요’라는 두 가지 책자를 사용하고 있답니다. 원래는 합본 형식으로 만들어진 ‘예수님의 말씀 안에 들어와보세요’라는 책을 주로 사용하다가 작년에 두 권으로 세분화시킨 것입니다. 모두 24쪽의 소책자인데 현재 48만 부를 제작하여 전국에 배포했습니다. 한 권의 제작비가 150~200원 정도 되는데, 수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이 비용은 교회, 저희 식구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크고 작은 후원으로 충당했습니다. 지역마다 전도지점을 정하고 그곳의 행인들과 상점들을 고루고루 다니면서 배포했습니다. 소책자로 되어 있어서 극소수를 제외하면 버리지 않고 가지고 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48만 부 중에서 절반 정도는 작은 교회들과 지역교회연합으로 전도하는 곳(지부)에 무상으로 지원했습니다.

 

▲ 국토순례전도단원들과 함께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해외 선교라면 모를까, 국내에서는 사역지를 중심으로 전도활동을 하는 것이 보통 아닌가요?

물론 교회의 전도활동을 통하여 복음이 전파되고 양육 받아 성도로서 성장해 나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너무 자기 교회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오로지 교회 자리를 채우는 일에만 급급하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좁은 지역에서 경쟁이 되고, 큰 교회는 좋은 조건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게 되고, 작은 교회는 피해의식에 젖어 기독교의 진정한 부흥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해외선교도 중요하지만 해외선교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한국교회가 올바로 성장하지 못하면 어쩌면 해외선교는 그 근원이 급속하게 메말라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너무 개인적인 신앙, 개교회적인 복음 안에 갇혀 있습니다. 기독교는 여러 종교 중의 하나가 아니라 단 하나의 유일한 진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를 종교 안에 가두어버리면 기독교의 유일한 생명력이 사라지게 됩니다. 예수님 시대의 바리새인들이 이것을 잘 보여주고 있지요. 그래서 국내 전도가 훨씬 더 필요하고 긴급한 시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그리스도의 바른 복음이 전파되어 올바른 복음을 받아들인 건강한 신앙인이 증가해야 그리스도께서 진정으로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어떤 방식으로 복음을 전할 것이냐에 대해 고민하다가 문서전도로 결정하게 된 것도 외침전도나 교회 홍보차원의 전도로는 한계가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소책자를 구성하기 위해 예수님의 말씀이 집중되어 있는 복음서만 수십 번을 읽었습니다. 길지 않는 내용이지만 3개월이 걸려 완성됐습니다. 그 결과 예수님의 말씀은 교회 부흥과 전혀 관계가 없었고 기복이나 성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순수복음만으로 채워진 전도소책자가 완성된 것이지요. 저의 소원이 있다면 이 소책자가 500만 명에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당장 이 책을 읽고 믿음을 가지기는 어렵겠지만 어디엔가는 한권씩 보이는 책이 되어 성령님의 역사를 따라 언젠가 누군가가 읽을 때 큰 변화들이 있을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국토순례전도단에는 전국에 복음을 전하는 것 이외에 몇 가지 취지가 더 있는데, 작은교회돕기운동(소책자무료지원), 목회자전도운동, 지역교회연합운동(지부를 통하여), 기독교신앙개혁운동(소책자 2권) 등을 들 수 있습니다. 4년간 1차전도를 마친 후에는 어떤 형태로든 이러한 운동들이 펼쳐질 수 있도록 힘을 쓸 것입니다.

 

종종 언론을 통해 한국교회의 문제점이 보도되곤 합니다. 이런 오명을 씻기 위해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상당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다들 나름대로 해법이나 대안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독교신앙이 개선되지 못하고 교회가 개혁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의 희생이나 포기 없이 지적하고 외치기만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무튼 예수님께서 제시하시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교회개혁의 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본질일 것입니다. 길게 이야기할 수는 없고 세 가지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내 마음속에 예수님이 계셔야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느끼고 있다면 사회의 지탄을 받을 일은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인간은 구원받았다고 할지라도 순간적으로 죄의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그 죄에서 돌이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내가 먼저 복을 받아서 나누어주는 축복의 통로가 아니라 예수님 마음의 통로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을 통하여 예수님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가슴속에 담는 설교, 제자훈련, 도서, 강연 등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실천 프로그램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너무 관념적입니다. 영성훈련, 제자훈련을 받아도 머리로 느끼고 깨닫고 은혜 받는 것에 멈추어버리지요.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고 목이 쉬도록 찬양을 드려도 은혜 많이 받았다는 관념에 머무르고 맙니다. 실제로 삶의 열매와 변화로 다가오지 못합니다. 관념적인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실천을 통해서 은혜 받는 것과 관념만으로 은혜 받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교회에 헌금하는 것으로 신앙인의 의무를 다한다고 생각하는 한, 영적성장은 더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예수님께서 부자 청년에게 너의 모든 재산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를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청년은 좋은 신앙인이었지만 관념적인 신앙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재산을 팔아 헌금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경험하지 않고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전 재산은 아니지만 한 달 치 월급만이라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준 적도 없으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아무튼 실천적인 제자훈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실천이 없다면 그것은 죽은 믿음, 곧 관념적인 신앙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실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오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하나 되는 신앙, 곧 지역교회연합입니다. 교회나 목회자들의 친교모임이 아니라 성도들까지 함께 연합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여 하나가 된다면 사람들이 내 제자인 줄 알리라.”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들은 연합하여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연합하여 하나 되는 것이 같은 지역에서 이루어질 때 그것은 주님께서 바라시는 바요 기뻐하면서 역사해주실 것입니다. 하나 되지 못하면서 주님께서 능력을 부어주실 수는 없습니다. 지금 지역교회연합회가 거의 전국에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는 교동협의회가 구성되어 있는 곳이 아주 많습니다. 이것이 연합이기는 하지만 정작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정말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는 연합입니다. 지역에서 경쟁하는 교회들이 아니라 서로 돕고 아픔을 나누고 함께 기뻐하는 교회와 목회자와 성도들이 된다면 기독교는 지금보다 훨씬 큰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교회는 내 교회가 아니라 주님의 교회입니다. 이런 의식이 우선 목회자들 사이에 퍼져나갈 때 참된 연합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거여동에는 거여동크리스천커뮤니티라는 작은 모임이 있는데 이러한 하나됨을 추구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다른 요소들이 많이 있지만 일단 세 가지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 태안기름유출사고 당시 거여동 목회자들과 함께 기름 제거 봉사를 다녀온 김완섭 관장(좌측 첫번째)

지역사회에 대한 비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자기 은사대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저는 문화예술적인 은사가 있으므로 어찌하든지 문화예술로 지역을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목공예, 사진, 연극, 음악, 인형극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예술적인 경험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여동을 문화예술마을로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첫째로 오카리나마을입니다. 오카리나박물관을 중심으로 오카리나조각공원, 제작사들, 전문연주장, 오카리나 체험학습의 터전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주말마다 오카리나음악회가 열리고 세계오카리나축제를 개최하고 마을오카리나대회를 열고, 오카리나문화를 주도하여 나가도록 활동을 펼치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예술공방거리입니다. 다양한 공예공방들을 유치하여 작품 활동과 체험학습을 주도하여 교육마을로 자리 잡게 하고 싶습니다. 가죽공예, 도자공예, 목공예, 짚풀공예, 양철공예, 비누공예, 양초공예, 비즈공예, 펠트공예, 종이공예, 한지공예, 유리공예, 대나무공예, 철공예, 금속공예, 철사공예, 서각공예, 알공예, 염색공예 등입니다. 이를 위하여 오랫동안 다양한 형태의 공예품들을 다량으로 수집해 놓았습니다. 세 번째는 골목미술관입니다. 거여1동의 약 25개 정도의 골목들에 다양한 볼거리들, 예를 들어 색동골목, 곤충의 길, 수족관길, 토담골목, 공룡골목, 액자골목, 꽃그림골목, 하얀골목, 무지개골목, 파란골목, 역사위인골목, 작은도서관골목, 벤치의 길, 우편함골목, 새집골목, 가족사진전골목, 천사골목 등 다양한 형태의 볼거리들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자료들을 수집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습니다. 네 번째는 작은 박물관입니다. 넓은 곳에 소장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의 지하철역, 학교, 관공서, 카페 등 품목별로 나누어 작은박물관들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카메라소박물관, 목각인형소박물관, 잡지(창간호), 양철공예, 조개껍질, CDP와 MDP, MP3 등 소형음향기기, 목공예, 목공구, 근대사, 마리오네트, 죽공예, 탈 등 3~5평 공간에 10~15개의 소박물관을 설치해 마을 전체가 박물관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직접 만든 둘리 인형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김완섭 관장
▲ 김완섭 관장이 아끼는 목각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을 듣고 싶습니다.

올해는 구청이나 국회의원을 통하여 거여동예술문화마을 추진이 결정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구청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 국회의원은 자연스럽게 진행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저는 오카리나박물관 등을 개인적인 목적이 아니라 거여동이라는 한 지역에 대한 비전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마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것을 통하여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공동체개념의 인식, 깨끗한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등 거여동을 살기 좋고 인심 좋은 마을로 만들고 싶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국의 오카리나 애호가들과 기독교인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카리나는 흙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악기입니다. 혼자 부는 것도 좋지만 다함께 어우러져 화음을 맞추어 연주하면 정말 아름다운 음악이 나옵니다.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사람들은 오카리나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양보하고 협력하고 서로 함께 도움을 주면서 살아가는 오카리나인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기독교인들은 즐겁게 활동하는 것은 물론, 소외된 이웃들을 위로하는 등 복음을 전파하는 수단으로 오카리나를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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