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 국악기 교육자로 세계에 국악의 저변을 넓혀 가고 있는 조복래 해금사랑 원장

지하철 5호선, 종로 3가역에서 내려 앞을 바라보면 50여년의 세월을 대한민국 악기 백화점의 대명사로 자리매김 했던 낙원상가의 거대한 위용이 눈앞에 들어온다. 이곳은 가히 한국에서 음악의 메카라고 할 수 있다. 낙원상가에는 서양 악기가 주로 판매되고 있지만, 종로 4가까지 뻗어진 길위에 있는 악기점들에서는 국악기 상가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인사동과 인사동의 문화 명물로 자리 매김한 쌈지길이 자리 잡고 있다. 한 해에도 수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동서양의 문화와 한국 고유의 멋과 맛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우리의 소리'를 어떻게 알리고 지켜 나갈 수 있는 것일까? 우리의 멋을 알리기 위해 우리의 한복을 입고, 우리의 음악을 들고 전 세계로 나아가려고 하는 젊은이들에게도 국악기를 다룬다는 것은 아직 어렵게만 느껴지는 일이다.

본지에서는 정통 국악인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국악기와 국악 작곡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활발하게 한국인의 소리를 알려나가고 있는 조복래 해금사랑 원장을 만나 그 해법을 찾아보았다.

▲ 해금사랑(국악공간) 조복래 원장

- 해금사랑 조복래 원장 프로필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음악교육학 석사)
국립국악원 연주원 역임 
국립국악원 해금강사(연세대학교 국악연구반 지도)
서울시립 국악관현악단 해금수석 역임
서울시립 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해금협연
세종문화회관 해금강사(세종 아카데미)
미국,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터어키, 호주, 뉴질랜드 등 20여회 순회공연(해금연주)
(생황연주가로 미국 카네기홀에서 생황연주)
한소리국악원 부원장 역임
한소리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역임
안양 국악관현악단 지도. 자문위원
국립국악원, 부산국악원, 동아콩쿨, 경기도청소년예술제 심사위원
국악공간대표, 온고악회 예술감독
자격증 : 음악치료 상담지도사 1급. 
심리상담사 2급. 심리분석사 2급
저서·해금사랑 제1,2권(해금교본)
국악자료발간·창의성교육(초등학교 전통음악교육)
논문·칼 오르프 음악교육 방안 연구

작곡·창작음악 첫사랑외 20여곡 작곡 및 발표                      

2004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국악꽃향기 연주회' 위촉작품 작곡 및 편곡

첫사랑, 동심, 타령주제변주곡 작곡

로미오와 줄리엣, 첨밀밀, 사계 편곡

 

▲ 서울 시립 국악관현악단과 해금 협연하는 조복래 원장

매우 화려하고 활발한 국악에 대한 활동 이력을 가지고 계신데, 처음에 어떻게 국악기를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그 시작은 저희 집안의 내력에서 찾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6남매 형제들이 모두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알며, 첫째 형님은 제가 연주하고 가르치는 해금을 제작하시고(명음국악사 대표, 031-552-5533), 둘째 형님께서는 대금 정악 무형문화재(조성래 한소리 국악원 대표, 중요 무형문화재 20호)로 계십니다.

국악계의 거물이신 둘째 형님을 따라 저는 자연스레 국악에 처음 발을 디디게 되었고, 일반인에게도 국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저변을 넓혀 나가고자 시작되었던 한소리 국악원의 활동을 통해 국악 교육에도 많은 시간을 몸담게 되었습니다.

▲ (좌) 울림통에 소가죽을 씌운 해금 / (우) 울림통에 사피(뱀가죽)을 씌운 중국의 얼후

해금이란 악기에 대해 쉬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해금(奚琴)이란 이 악기는 기원이 무척 오래되었습니다.

아라비아에서 처음 레바브라고 하는 악기가 있었는데, 그것이 서양에서는 만돌린, 기타 등의 악기 모양과 결합해서 바이올린의 형태로 자리를 잡았고, 동양의 한국에는 중국을 통해 해금이란 악기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찰현(擦弦)악기라고 하는 명칭이 있는데 이것은 원래 오래된 무기인 활에 말꼬리, 말총을 송진가루를 묻혀 비비면서 만들어진 악기로써 '현을 마찰시켜 소리를 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서양과는 달리 동양에서는 보통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두 개의 줄 사이에 활털을 끼워 넣고 오가면서 연주합니다. 그래서 옛 이름으로는 호궁(胡弓)이라고도 불렸고 지금의 중국에서는 얼후(二胡), 몽골에는 마두금(馬頭琴), 모린 톨로가이홀(morin-tologaihole), 태국에서는 소두웅(saw duang)등의 비슷한 악기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종래의 해금을 전파했던 중국에서 얼후는 문화대혁명 등을 통해 서양악기처럼 개량이 되었기에, 해금이란 악기는 이제 한국에만 존재하는 고유의 국악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다문화 가정의 수강생에게 해금을 가르치고 있는 조복래 원장

해금이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악기라고 봐도 무관하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한국의 악기로, 한국을 대표하는 소리로 세계에 널리 알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했습니다.

해금이란 악기의 이름은 일반인들에게 대금, 가야금과 함께 때로는 아쟁과 많이 혼동을 하시는데, 소리의 특색을 따라서 붙여졌던 이름인 깡깡이, 깡깽이라는 우리말 별명을 붙여놓고 보면 쉽게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해금의 소리는 동그랗게 깎은 울림통에 소가죽을 씌우고 줄은 명주실을 꼬아 만든 것을 말총에 송진을 묻혀 마찰을 일으켜 소리를 냅니다. 중국에서는 사피(蛇皮), 뱀가죽을 씌우기도 합니다만 이러한 악기의 특성 때문에 소리가 대체로 높고 여성의 콧노래처럼 애교 섞인 음색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정말 깡깡, 깽깽하는 소리를 낸다고 하는 표현이 어울리겠지요.

▲ 해금은 왼손으로 명주실로 꼬아 만든 두 개의 현을 쥐고 악력을 이용하여 음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오른손으로는 말총, 말 꼬리털로 만들어진 활을 두 개의 현 사이에 끼워넣고 그 사이로 마찰을 일으켜 연주한다.

참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매력적인 악기입니다만, 악기를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은가요?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명주실을 꼬아 만든 두 개의 현을 손의 악력으로 쥐어서 음정을 조절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송진을 묻힌 말 꼬리털, 말총으로 된 활털을 끼워 넣고 마치 첼로처럼 좌우로 밀어 연주를 하는 것인데 힘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어린아이나 노약자분들도 아주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음정을 귀로 들어서 판별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음정을 듣고 분별하는, 음감을 익혀나가게 되기 때문에 다른 악기들을 배우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노약자분들에게는 손가락의 악력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어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고, 허리를 펴고 꼿꼿이 앉아 활을 움직여야 하는 운동이 마치 요가의 자세와도 연결이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아름다운 소리를 스스로 내면서 운동이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노인 복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치료가 사회적으로 많이 요구될 것이기에 국악을 통한 음악치료와 연관 지어 국악기를 가르치는 과정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해금사랑의 해금 수강생이셨던 오영준씨는 해금을 배워 자전거로 전세계를 돌며 우리의 소리를 알리는 여행을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 여행기를 바탕으로 '자전거 방랑'이라는 책을 냈다.

그렇군요. 국악기의 가능성을 알면 알수록 무궁무진한 가능성들이 느껴집니다만, 국악기의 이러한 점들이 더 많이 알려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미 전 세계적으로는 국악기, 해금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제자들 중에는 해금을 배우면서 그러한 점들을 같이 배우고, 널리 알리고자 이미 많은 활동들을 펼쳐 나가고 있습니다.

저의 제자들 중에는 연세대 동아리에서 해금과 국악기를 배워 졸업 이후에도 국악의 보존과 중흥을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연주회를 펼치고 있는 모임이 있으며, '부부 전도왕'(도서출판 영성네트워크, 김남회 장로)이라는 책을 발간하신 저의 제자 한 분은 4년 동안 1000여명을 전도하는 전도왕의 자리에 오르셨던 분이신데, 앞으로 공원 벤치에 앉아 해금으로 거리 공연을 하며 전도하시겠다는 이야기를 책에 담고 계십니다.

더 대단한 것은 '자전거 방랑'(자전거생활 출판사, 오영준)이라는 여행기를 내신 분인데, 이 분은 해금 하나를 들고 자전거를 타면서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해금으로 한국을 알리는 활동을 했습니다. 지금은 일본에서 해금 연주에 반한 일본 여자분과 결혼해서 여전히 해금을 연주하며 잘 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국악기, 해금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 해금사랑의 수강생들로 이루어진 다문화 가정 국악 연주단은 지역 단체와 연합하여 다양한 문화 공연을 펼치고 있다.

대단한 제자들이 많이 계셨군요. 그럼, 앞으로의 활동과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저 역시 청출어람이라고 제자들의 활동에 뒤지지 않도록 세계를 향한 더 큰 포부를 가지고 국악기 해금의 우수성을 알려보려고 합니다. 지금 이곳 해금사랑 교습실에서는 화요일 오후,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다문화가정들이 폭발적으로 늘어가는 근래 한국 사회에서 이들에게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교육하는 과정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들에게 국악기, 해금을 가르침으로써 그와 함께 자연스레 한국의 전통 문화속에 더 깊이 들어올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국악기를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면, 그들의 모국에까지도 한국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갈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과 한류 열풍이 더 큰 파급효과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사극이 중동과 유럽, 남미까지 많은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들을 접하곤 하는데 그들이 한국의 궁중에서 연주되었던 해금 연주곡들을 체험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위상이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일반 대중에게는 국악의 우수성과 쉬운 접근을 위해서 쉬운 국악, 동요에서부터 클래식, K-Pop, 랩과 댄스까지 접목시킬 수 있는 국악 곡들을 작곡하고 공연을 기획 중에 있습니다. 이미 그동안 작곡하고 공연했던 곡이 50여곡이 됩니다만, 앞으로는 영화 음악, 사극, CF 에 이르기까지 국악이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 종로 3가는 인사동과 쌈지길이 이미 한국의 전통을 지켜 세계의 관광명소로까지 발돋움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낙원상가와 국악기점들이 한국 음악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구요. 앞으로 인사동, 쌈지길을 비롯해서 서울의 많은 명소들에서 해금을 비롯한 국악기, 클래식 악기 연주자, 비보이들과 연합하여 다양한 공연들을 펼쳐 나가고 저변을 넓혀 나갈 생각입니다.

▲ 2012년 해금사랑 제1회 연주회를 마치고

앞으로의 더 많은 활발한 활동들이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해금 강습 문의

010-9090-0824, 070-4105-0848 (조복래 해금사랑 원장)

/ 해금사랑 까페 http://cafe.daum.net/kukakspase / 홈페이지 http://cbr0824.ivyro.net

 

해금사랑(국악공간)

서울 종로구 수표로 125 502호 (낙원동 중앙빌딩) 해금사랑 (국악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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