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AS 제공... 국내에서 가장 많은 오카리나 판매 하고파

 

낙원상가(樂園商街).

종로구 낙원동에 위치한 까닭에 붙여진 이름이겠지만, 음악과 악기가 있는 곳의 명칭으로 이보다 더 안성맞춤일 순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속세의 낙원은 언제까지고 낙원일 수는 없나보다. 7,80년대 대단한 호황을 누렸지만 세월의 흐름과 불황으로 악기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한 때는 철거 위기에까지 직면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저력의 공은 역시 300여개 상점 운영자들에게 돌려야 할 것 같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음악은 쓰러지지 않았음을 낙원상가가 온 몸으로 증명해 냈으니까.

약 10년 만에 방문한 낙원상가의 모습은 예전보다 훨씬 깔끔했고 차분했다. 그 차분함 가운데 새롭고 신선한 기운과 젊은 감각을 표출하는 곳, 브루노 뮤직의 이승재 대표를 만났다.

 

 

저희 독자를 위해 자신을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낙원상가에서 브루노뮤직을 운영하고 있는 이승재입니다.

 

언제부터 브루노 뮤직을 경영하셨나요? 또 악기 전문점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4년 10월부터 브루노뮤직을 시작했습니다. 저희 집은 음악가족입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외숙모, 어머니, 그 외 친척 분들도 모두 다양한 음악 관련 직에 종사하십니다. 선택의 여지없이 제 손엔 클라리넷이 들려졌고 매일같이 외할아버지 손을 잡고 낙원상가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클라리넷을 전공한 후 강사 활동을 해왔고, 여러 악기사와 거래하면서 악기사 운영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전공하신 악기 클라리넷은 어떤 악기인가요?

검도의 목검 제작에 사용되는 흑단으로 만들어지는 클라리넷은 굉장히 특이한 목관 악기입니다. 정확한 탄생 시점과 국적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스 로마 신화에 클라리넷이 등장하는 걸 보면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진 건 분명한 사실이고요, 이 때문에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이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의 클라리넷이 완성품이 아니라는 거예요. 맹점이라고 할 수 있고, 개량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아무튼 알면 알수록, 연주하면 연주할수록 재미있는 악기가 바로 클라리넷입니다.

 

▲ 브루노 뮤직 이승재 대표

브루노 뮤직이라는 상호의 뜻은 무엇인지요.

큰 의미는 없습니다. 브루노는 제 영문이름입니다. 제 이름을 걸고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악기 산업은 어느 수준에 와 있나요?

제가 감히 수준을 논할 수 없지만, 일단 낙원상가에서 취급하는 악기 또는 관련품들은 외국산입니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최근 들어 한국에서의 악기생산을 위해 전문 공장을 설립하는 등의 노력을 기하시는 사장님들도 많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낙원상가가 예전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낙원상가의 분위기나 경기는 어떤지요.

세월호와 메르스 등 여러 사건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작년 메르스 사태 때는 사람들이 모일 수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악기 및 음향설비 등의 대여사업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 여파로 음악관련 사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죠. 비단 악기관련사업 뿐 아니라 모두가 힘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 국민들은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다고 하던데요. 우리 국민들이 악기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선진국 중 일부 유럽 국가는 음악 그레이드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그레이드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대학입학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만큼 예술을 중요시합니다. 실제 저의 해외 친구들의 경우를 들자면 퇴근길에 연주회를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고 집에 간다고 합니다. 그만큼 연주회의 다양성과 저렴한 관람비용이 정착 되었다는 뜻이지요. 우리 국민들에게도 외국음악 연주회뿐 아니라 국악 관련 연주회를 퇴근길에 듣고 갈 정도로 저렴한 비용과 다양성이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쇼윈도에 진열돼 있는 다양한 오카리나들

 

브루노 뮤직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악기는?

클라리넷, 그리고 오카리나 등의 교재용 악기입니다. 저는 오카리나가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카리나처럼 가격 부담이 없으면서도 소리가 좋은 악기는 드물거든요. 오카리나의 앞으로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봅니다. 모든 조(키)의 오카리나를 진열해 놓은 매장은 낙원상가에서 저희 브루노 뮤직이 유일합니다. 따로 홍보물도 제작할 정도로 열정을 쏟고 있죠. 하늘소리오카리나 공식 대리점으로서 오카리나 붐을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브루노 뮤직이 다른 악기점들과 차별화되는 장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관악기를 공부하고 악기점을 운영한다는 것이 큰 차이점입니다. 단적인 예로 연주를 못하는 사람이 수리를 하는 것과 연주를 하는 사람이 수리를 한다는 것은 천양지차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바이올린 같은 경우 입문용부터 아마추어용까지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죠. 관악기 수리를 어느 정도 배우긴 했지만 연주의 제약으로 인해 고급용 바이올린은 애초부터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판매할 수 있겠지만 그건 소비자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대신 제가 전공한 클라리넷과 같은 목관악기는 프로 수준까지 취급하고 있답니다.

 

 

매장 분위기가 여느 매장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매장 인테리어를 100% 제가 디자인했습니다. 심지어 테이블도 제가 디자인해서 업체에 의뢰했거든요. 저에게 있어 브루노 뮤직은 일터이자 공방이자 놀이터입니다. 만약 매장 분위기가 딱딱하고 형식적이었다면 제가 먼저 질려 버렸을 겁니다. 제가 머물고 싶은 곳이어야 손님들도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희 매장 분위기가 맘에 들어 악기를 구매한 손님도 계시고,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저희 매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시더군요. 그때마다 참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의 계획 및 포부를 부탁드립니다.

국내에서 오카리나를 가장 많이 판매하고 싶습니다. 하늘소리오카리나 이미경 대표님이 저와 뜻을 같이 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계시기 때문에 분명히 이룰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또한 고가의 중고 악기를 수집해서 마니아들에게 제공하는 등의 중고 산업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2016년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분들이 음악과 악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데 조그마한 힘이나마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시티 독자 여러분과 음악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하늘소리오카리나 이미경 대표(좌측)와 이승재 대표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428 낙원상가 2층 84호 (110-320)

TEL : 02-6732-7753

E-MAIL : brunomusic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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