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기존 청사보다 4.5배 규모-대한지적공사도 2.5배

▲ 경북 김천혁신도시에 짓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청사 조감도

국토해양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엄청난 부채에도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직원 1인당 면적이 50㎡가 넘는 `호화청사'를 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하는 한국도로공사는 신청사의 연면적이 기존 청사의 무려 4.5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이노근 의원(새누리당, 국토해양위원회)이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9개 지방 이전 공공기관들 가운데 직원 1인당 사용 면적이 50㎡를 넘는 곳은 6곳으로 대한주택보증이 63.5㎡로 지방이전 공공기관 청사 기준(최고 56.53㎡)을 초과했으며 ▲대한지적공사 56.3㎡ ▲한국토지주택공사 56.2㎡ ▲한국도로공사 55.6㎡ ▲한국건설관리공사 54.2㎡ ▲한국시설안전공단 51.7㎡ 등은 간신히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방으로 이전해 새로 청사를 짓는 7개 공공기관 중에서 4개 기관이 청사 연면적을 기존 규모보다 50% 이상 늘릴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부채가 24조원이 넘는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청사의 연면적이 기존 2만3천821㎡에서 11만401㎡로 363%나 확대됐으며 사옥건립에 필요한 총 사업비는 부지매입비 632억원을 포함해 2천6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청사의 업무용시설은 지하주차장(1만2천180㎡)을 빼면 4만6천52㎡에 불과한 반면 배드민턴과 직원사택 등 특수시설 규모가 5만2천169㎡로 더 넓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지적공사의 신청사 연면적도 기존 3천684㎡에서 1만2천856㎡로 248%, 한국건설관리공사는 6천783㎡로 배나 증가했다. 교통안전공단이 새로 짓는 청사의 연면적도 1만6천198㎡로 기존 청사보다 66.8% 늘어난다.

지난해 기준 부채가 130조원이 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는 3천540억원을 들여 기존 `호화청사와 맞먹는 규모의 청사를 지을 계획이어서 역시 비난을 받고 있다.

국내 286개 공공기관들은 부채총액이 463조5천억원, 부채비율은 197%에 달해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근 의원은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들이 수천억원씩을 들여 ‘`리조트급 호화사옥’을 짓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기업 부채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정부는 단호하게 제동을 걸어 공사규모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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