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YWCA, 수입화장품 가격 및 소비자인식 조사 결과

▲ 수입화장품의 국내 유통경로 예시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의 가격이 국내 화장품보다 터무니 없이 비싼걸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서울YWCA(회장 이연배)가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선택을 돕기 위하여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수입화장품 4개 품목(에센스, 아이크림, 컴팩트 파운데이션, 립스틱)의 10개 브랜드 총 36개 제품을 대상으로 국내외 가격차, 유통채널별 가격, 수입가격 대비 소비자가격 수준을 조사한 결과에서 나타났다.

대한화장품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국내 화장품 시장의 매출액은 약 13조원 규모다. 국산화장품과 수입화장품의 비율은 55:45로, 지난 4년간 수입화장품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YWCA는 지난 7월2일부터 30일까지 10개 수입브랜드의 에센스·아이크림·컴팩트 파운데이션·립스틱 등 36개 제품을 대상으로 백화점·인터넷 쇼핑몰·면세점·병행수입 매장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 가격을 조사했다.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호주·일본 등 7개 국가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 가격도 비교대상으로 선정했다.

수입립스틱, 수입가격보다 7.9배 비싸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수입 립스틱(용기 포함 28g 기준)의 평균가격은 3만6714원으로 YWCA가 추정한 립스틱 수입가격의 평균 4천673원보다 7.9배 비쌌다.

YWCA는 립스틱의 수입원가를 추정하기 위해 한국관세무역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수입액과 수입중량 정보를 이용했다. 수입화장품의 수입가격은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립스틱의 평균가격은 3만5천442원으로 수입가격보다 7.6배 비쌌다.

병행수입 매장에서 판매되는 립스틱의 평균가격도 3만333원으로 6.5배 비쌌고, 면세점에서도 평균 2만9천891원에 팔려 6.4배 비쌌다.

물가수준 고려시 한국이 제일 비싸

한편 주요 8개국(한국·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호주·일본) 중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 가격이 물가 수준에 비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수준을 고려한 가격은 구매력평가(PPP·명목환율x상대물가수준) 환율을 적용해 계산했다.

8개국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18개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물가수준을 고려했을 때 수입화장품의 평균 가격은 일본보다 1.41배 호주보다 2.16배 비쌌다.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100) > 일본(70.9) > 이탈리아(68.0) > 독일(65.9) > 미국(63.7) > 영국(58.8) > 프랑스(58.5) > 호주(46.4) 순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공통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4가지 제품을 비교했을 때도 일본보다 2.46배, 호주보다 2.38배의 가격 차이가 났다. PPP환율이 적용된 한국의 수입화장품 가격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한국(100)> 이탈리아(70.3) > 프랑스(64.7) > 독일(62.1) > 영국(61.7) > 미국(53.2) > 호주(42) > 일본(40.6)로 나타났다.

8개 나라 면세점에서 공통적으로 판매하는 15종의 가격을 PPP환율을 적용해 비교했을 때도 한국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 가격이 프랑스의 1.35배 호주의 1.28배로 나타났다.

수입화장품 중 미국이 원산지인 '에스티로더', '키엘', '크리니크', '맥' 등 13개 제품의 경우에는 국내 백화점 판매가격이 미국 백화점 판매가격의 평균 1.51배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크리니크'의 '더마 화이트 브라이트C 파우더'는 미국에서 2만4천701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5만7천원에 판매돼 현지 가격보다 2.31배 비쌌다.

YWCA는 "미국산 화장품의 국내 가격이 미국 현지보다 최대 2.31배 비싸다는 사실은 유통비용이나 수입관세 수준을 고려하더라도 수입업체나 유통업체가 가격을 과도하게 높게 책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샤넬', '랑콤', '시슬리'의 11개 제품도 국내 백화점 판매가격이 프랑스 현지 백화점 판매가격보다 평균 1.2배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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