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www.kca.go.kr)이 시중에 유통 중인 생식(15개)과 선식(15개) 30개 제품의 위생실태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9개 제품에서 기준치의 1.2배에서 20배를 초과하는 식중독균(바실러스 세레우스)이 검출되었고, 3개 제품에서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선식은 90℃~100℃의 고온 건조과정을 거치므로 송풍ㆍ동결건조 등의 방법으로 제조되는 생식에 비해 위생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시험결과 15개 중 6개 제품(40.0%)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나 생식(33.3% 부적합)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유명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즉석 제조선식 8개 중 4개 제품(롯데마트,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AK백화점)이 식중독균 또는 대장균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되어 안전성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ㆍ대형마트에서 즉석 제조하여 판매하고 있는 선식은 ‘즉석판매제조식품’으로 분류되어 개별 제품에 원재료 성분ㆍ유통기한 등의 필수 표시사항 표기를 생략할 수 있다. 그러나 선식과 같이 소비자가 구입 후 비교적 장기간 보관하며 섭취하는 ‘즉석판매제조식품’은 안전사고의 사전예방을 위해 표시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곰팡이독소 시험 결과 30개 중 13개 제품에서 곰팡이독소의 일종인 제랄레논이 20.85~85.21㎍/㎏ 수준으로 검출됐다. 생식 및 선식류에는 곰팡이독소 기준이 별도로 없어 국내 곡류가공품 허용기준치(200㎍/㎏)와 비교해 보면 안전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의 곡류가공품 허용기준치(75㎍/㎏)와 비교하면 3개 제품이 기준을 상회했다.

곰팡이독소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잔류농약보다 위해한 물질로 간주하고 있으며 생식 및 선식과 같이 곡류ㆍ두류ㆍ견과류 등을 주원료로 하는 제품군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생식 및 선식에 대한 곰팡이독소 개별기준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생식 및 선식은 건강이 취약한 사람들이 식사대용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 위생관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품목이다. 식중독균이나 대장균에 오염된 식품을 아기들이나 쇠약한 노인 및 환자들이 장기간 섭취하는 경우 치명적인 결과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비교적 장기간 보관하여 섭취하는 즉석판매제조 일반식품이나 선식에 대한 표시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곡류, 두류, 견과류를 주원료로 하는 생식 및 선식 모두 곰팡이독소에 대한 안전기준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가 매우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신체안전을 지키기 위한 규제까지 완화하라는 뜻은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식중독균과 대장균으로 오염된 식사 대용식이 식탁에 오르지 않길 바라며, 생식 및 선식에서 검출된 곰팡이독소로 인해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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