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장병 이용 공중전화 부당폭리 개선해야

 병사들이 영외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군 공중전화다. 요즘 군 장병을 대상으로 공중전화 폭리실태가 알려지면서 군장병과 가족들은 울분을 털어놨다. SNS 공간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루 한 번 가족 목소리, 여자 친구 목소리 듣고 나면 월급이 반 토막 나더라."

 이 정도는 점잖은 편이다. "적은 월급에 착취는 바가지, 벼룩의 간을 빼먹어라" "청춘을 바친 대가를 폭리로 보상" 등 고생하는 군인들과 관련된 일인 만큼 격앙된 댓글이 적지 않다. 심지어 군 월급으로 부족해 부모들이 통신요금을 대납해야 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군 사병들은 모두 정부에서 제공한 나라사랑카드 한 장씩을 갖고 있다. 매월 10만 원 내외의 월급이 이 카드로 입금되기 때문이다. 입금된 월급으로 장병들은 가족, 친구들과 소통하며 사랑과 우정을 키우고 고단한 심신을 달래고 있다. 나라사랑카드를 공중전화카드로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병사들에 대한 통신사의 부당폭리 실태는 참으로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라사랑 카드는 선불카드 기능도 있고 후불카드 기능도 있다. 장병들은 월급이 부족하면 후불카드 기능으로 전화를 하기도 한다. 후불카드로 전화하는 순간 장병들은 통신료 빚쟁이가 되고 만다. 월급이 떨어진 장병들은 가족이 부담하는 콜렉트 콜까지 이용하게 된다.

 이러한 장병들에게 통신사들이 한해 공중전화 사용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대략 1천억 원 규모, 이 중 최소 이삼백억 원이 분당 과금 체계가 가져다준 폭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국민들이 사용하는 휴대폰 요금은 1초당 요금을 받지만 군 공중전화는 1초만 통화해도 1분치 요금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통신사들의 추가 수익을 분석한 결과 장병에게 한 통화 당 50원 가까운 돈을 챙겼다고 했다. 콜렉트콜은 과금 단위가 무려 3분, "여보세요" 한마디에 3분치 요금이 날아가고 있다. 군 공중전화 요금과 일반 휴대폰 요금을 비교한 결과 KT는 21%, LG 유플러스는 33%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넷티즌들이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통신사들은 요금 인하를 검토한고 밝혔다. 하지만 세부계획을 살펴보면 휴대폰에 건 요금은 제외하는 등 유명무실한 방안이 대부분이어서 네티즌들의 분노는 좀처럼 수그러질 것 같지 않다.

 김광진 민주당 국회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방부가 협상력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힘이 있어요. 예를 들어 할인 해주는 업체만 군부대에 전화를 설치하게 해주겠다...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인데 그걸 안하고 있는 것이 저는 좀..." 이라고 쓴 소리를 던졌다. 막 피어나는 봄꽃이 지기 전에 국군장병들을 위한 소비자보호대책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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