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은 형상을 제대로 보지 못해 생기는 일입니다”

   
 

 

  부처님오신 날은 생명해방의 날--나 아닌 다른 생명에게 관심을--“갈등은 형상을 제대로 보지 못해 생기는 일입니다” 봉은사 주지 진화스님불기 2555년 부신님 오신 날을 앞두고 봉은사는‘큰 스님 초청 봉축 특별법회 및 자비도량참법 기도’를 봉행하고 있다.

  정진 참회로 부처님 오신 날을 맞고 있는 봉은사는 최근 엄청남 변화를 맞았다. 다름 아닌 조계사 직영사찰 문제다. 갈등을 접고 24대 주지로 진화스님을 임명,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다.문제의 핵심은 도심포교의 심각성을 조계사에서 인식, 오랜 역사와 함께 도심포교를 활발히 하고 있는 봉은사를 통해 새로운 모색을 시도한 게 발단이 됐다. 진화스님은 신도는 물론 국민들에게 걱정을 덜어드리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스님에게 기대하는 바 가 크다.

  진화스님은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 했다. 1982년과 1986년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을 게사로 각각 사미계와 구족계를 수지했으며, 본사는 송광사이다. 광주 증심사 주지, 역삼청소년수련관 운영위원장, 봉은사 부주지, 14대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했다.갈등에 대해 진화스님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각자가 개인주관대로 형상을 보다보니 갈등이 생기는 일이다’라고 하면서 ‘제대로 보기위해서 수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즉 세상을 바로보기위한 노력이 수행이라는 것이다.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라는 물음에서 봉은사를 찾았고 진화스님으로부터 바른삶에 모습 등 귀한 말씀을 전해 들었다.

 

 - 먼저 5월 10일 석가 탄신일을 맞아 부처님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세상에 오시자마자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내딛으시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설하셨습니다. “세상 가운데 나 홀로 존귀하다"라는 뜻인데 이는 ‘나만 존귀하다’라는 의미가 아니고 ‘세상 모든 생명이 자신만큼 존귀하다’는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즉, 이러한 기본적바탕에서 자비행이 나오고 평등사상이 나오며 화합의 원리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가장 강렬한 메시지일 것입니다.

 - 부처님께서 던져주신 너와 나 즉 “깨달음”과 이웃에 대한 “자비”는 중요한 화두인데 깨달음은 무엇이고 자비정신은 무엇입니까?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신 것은 모든 생명이 생노병사의 4대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는 길(방법)입니다. 이러한 생노병사의 큰 괴로움을 해결하지 않으면 삶을 영위하면서얻어지는 즐거움이나 행복감은 찰나의 순간에 사라지고 또다시 근원적 고통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기에 부처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셨고 그 방법을 깨달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여러 중생들에게 알려주시려 한 것이 가장 큰 의미의 자비입니다.

 - 지금 이 사회는 갈등의 연속이고 항상 있기 마련인데 중요한 것은 치유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떤 마음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사회 및 산업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공존보다는 개인의 이익이나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에 무게를 두게 됩니다. 즉, 자기중심적 사회로 변모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전 질문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자기만큼 소중한 존재라는 개념의정립과 이를 자각하고 실천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입니다.힘들고 어려울수록 부처님의 가르침이 절실한데 부처님이 지금 우리에게 뭐라고 말씀 하실까요?옛날 생각해보면 지금보다 훨씬 먹고살기 어려운 시절에도 생명간에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존재했고 지금보다 훨씬 강했습니다. 그러나 물질이 풍족해진 요즈음 오히려 생명경시의 현상은 더더욱 우리 사회에 만연합니다. 어찌보면 과거보다 더욱 고통스러운 사회가 되어 갑니다.

 - 이를 해결하려면 이익을 위한 삶이 아닌 보시(나눔)를 위한 삶을 살라고 하셨을 것입니다.바른 삶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전 세계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들이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데 그 어떤 것도 똑같은 삶은 없습니다. 심지어쌍둥이일지라도,,,이러한 이유로 삶의 올바른 모범답안은 없습니다. 단지 자신의 삶이 소중한 만큼 다른 생명의 삶도 그러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만이 각기 다른 생명들이 보편적으로 올바르게 사는 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석가탄신일을 맞아 우리에게 한 말씀 전해 주시죠.석가탄신일은 단순히 부처님이 탄생한 날이 아니고 과거, 현재, 미래의 생명들에게 고통을 없애는 길을 가르쳐 주신 영원한 스승이 오신 날의 의미가 있습니다. 즉, “생명해방의 날”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할 듯 싶습니다. 이 기간만이라도 나 아닌 다른 생명들에게 깊은 관심과 무한한 자비를 베푼다면 차츰 습관이 되어 삶을 영위하는 동안 평화가 가득하고 이러한 부처님들이 하나둘 늘어날 때 세상은 좀 더 밝은 불국토가 될 것입니다.

 - 종교가 화합과 치유의 역할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사회갈등과 충돌요인이 일어나고 있는데 종교의 역할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종교가 세속화 되어서 그렇다고 봅니다. 종교는 다른 생명에 대한 배려가 핵심적 요소인데 각자의 종교를 내세우고 이익을 도모하려 하다보면, 그 순간부터 중생들이 사는 모습으로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종교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안식처가 되어야 하고 삶에 활력을불어 넣어야 합니다.

 -큰스님들을 모셔놓고 법회를 열고 계신데 소개해 주시지요.

  봉은사에서 불기2555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4월 25일부터 30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에 현 원로회의 의원 암도 큰스님, 전 조계종 교육원장 청화큰스님, 전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종범 큰스님, 전 조계종 포교원장 도영 큰스님, 불교텔레비전 회장 성우 큰스님, 전 포교원장 혜총 큰스님을 모셔서 법석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부처님이 중생들에게 가르침을 주신 내용을 각기다른 큰스님들의 해석을 통해 신도들에게 전달하고자 함이며, 신도들의 근기에 맞는 불법을 알려주고자 추진된 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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