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는 아직도 서울시향 우위의 연주가 현재진행형인가?’

“더 이상 정기연주회 횟수만을 늘리는 연주가 아닌, 클래식 관객 청중을 흡인할 개성있는 레퍼토리와 인상적 연주가 새 과제”

 

서울시향의 말러교향곡 제4번을 2013년 7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하도 매혹적으로 감상해서 KBS교향악단의 제708회 정기연주회에서 요엘 레비와 소프라노 아가 미콜라이가 들려줄 말러교향곡 제4번은 어떨까 하는 기대감으로 가게 되었다.

지난 7월 22일 금요일밤 있었던 KBS교향악단의 연주회는 횟수만을 늘려가는 더 이상의 정기연주회가 아닌, 개성있는 인상적 연주가 아쉬웠던 ‘서울에서는 아직도 서울시향 우위의 연주가 현재진행형인가? 하는 물음을 갖게 할 만큼 후덥지끈한 바깥 날씨의 공기만큼 시원스런 연주가 되지 못했다.

▲ KBS교향악단이 요엘 레비의 지휘하에 708회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리허설을 갖고 있는 장면. (사진: KBS교향악단 페이스북) KBS교향악단은 더이상 정기연주회 횟수를 늘려가는 것이 아닌, 개성있는 레퍼토리의 개발과 인상적 연주로 클래식 청중을 끌어모을 묘책을 찾야야 한다.

서울시향이 근래 볼 수 없었던 밀도높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섬세한 연주로 유럽 콘서트홀에 내놔도 손색없을 2부의 하이라이트였던 말러 교향곡 4번 G장조 연주로 서울 클래식팬들을 매혹시켰다고 당시 공연 리뷰를 썼던 기억이 난다. 섬세한 오케스트라 연주 및 리릭 소프라노 아나 마리아 마르티네스의 관능적 탐미로 청중을 사로잡아 청중에게 황홀한 위안을 선사한 기억이 새롭다.

지난 22일밤 있었던 KBS교향악단의 연주는 3년전의 이런 감흥을 느낄 수 없었던 1악장에서의 전체적인 응축된 앙상블의 부족과 부재 및 2악장에서의 요엘 레비의 지휘조형력이 뛰어남에도 이를 따라주지 못하는 듯한 KBS교향악단의 연주력, 3악장에서의 좀 산만한 면도 느껴지는 집중력의 결여등 기대에 많이 못미치는 연주를 들려줬다.

이런 느낌은 꼭 이날 메인이었던 후반부 말러교향곡 제4번 G장조에서만 느꼈던 것은 아니다. 전반부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중 ‘일곱 베일의 춤’ 작품 54번부터도 풍성한 울림으로 시작하지 못하면서 이날 연주회의 어떤 시원스런 느낌을 주지 못했다.

폴란드 출신의 소프라노 아가 미콜라이 역시 3년전 푸에트토리코 출신의 아나 마리아 마르티네스가 머나먼 이국을 향한 동경과 갈망의 판타지 모리스 라벨의 세에라자드를 통해 붉은색 드레스의 매력적인 자태로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기에 적합한 리릭 소프라노답게 색채감있는 독창으로 아시아 탐미의 감정을 계속해 드러냈던 것에 반해 아가 미콜라이는 찰지고 흡인력있게 파고들지 못하는 듯한 성량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7월 7-8일 양일간 서울시향은 에센바흐의 말러교향곡 제1번 거인으로 특히 이튿날 연주의 경우는 말러교향곡 1번 연주의 식상함을 불식시키는 1악장에서의 굉장히 안정된 조화스러운 음향의 과시와 4악장에서의 예리하게 칼날을 베는 듯한 독기의 서려있음, 극도로 말러에 몰입할 수 있는 긴장과 굉장히 만족스러운 말러의 근래 보기드문 명연으로 관객의 전원 기립박수가 오래 쏟아졌었다.

변증법에서 정이 있으면 반이 출현해 합이 되듯 어느 한 연주단체의 우위가 지속되는 것은 클래식 무대에서 꼭 좋은 현상은 아니다. ‘아직도 서울 무대에서 서울시향의 우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인가?’ 하는 물음을 갖게한 지난주 KBS교향악단 연주를 통해 KBS교향악단도 더 이상 정기연주회 횟수만을 늘리는 연주가 아니라 클래식 관객 청중을 흡인할 수 있을 개성있는 레퍼토리와 인상적 연주가 새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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