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에 동참, 종교계 5대 종단이 실천과 협력에 앞장서

▲ 에너지절약 협약식(서울시-대한예수교 장로회)

 서울시 에너지 정책과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에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종교계 5대 종단이 뜻을 모아 동참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불교계의 에너지절약 실천성과는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밝히는 거리의 연등에 사용되는 전구의 변화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종로와 세종로 등 서울 중심가를 밝히는 4천여 개의 연등에 2014년까지는 에너지효율이 극히 낮은 백열전구(10W)가 사용되었으나, 2015년부터 점차 친환경 고효율 LED전구(3W)로 교체되기 시작해 올해는 4500개 연등 전체에 LED전구가 사용되었다.

▲ 동국대학교 내 ‘정각원’ 사찰의 태양광 LED 연등 설치 전경

조계종 연등회보존위원회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총동창회에 따르면, 서울도심에 설치한 4천여개 거리 연등의 조명 교체 결과 전력사용량은 2014년 9,588kWh에서 2016년에는 3,094kWh로 1/3 수준으로 감소했고, 전기요금은 2014년 237만 7,610원에서 올해 38만9,290원으로 1/6 수준으로 절약되었다

▲ LED 연등제 ‘쌈지길’

2014년에 비해 2016년 전구 수량이 200개 줄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력 사용량과 요금의 감소 폭이 워낙 커서 수치에 별 영향이 없을 정도다. 불교계는 전력 소비량은 줄었지만 연등의 불빛은 훨씬 밝아져서 LED 교체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고 밝혔다.

불교계는 지난 2014년 서울시와 에너지절약 실천과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한 MOU를 체결한 이후, 거리의 연등 조명을 LED 전구로 교체했을 뿐 아니라 사찰 내 설치하는 조명도 LED로 점차 교체하고 있다. 동국대 내 정각원과 보광사(화곡동), 삼각사(평창동) 등 사찰에서는 태양광 발전으로 불을 밝혀 전기요금 걱정이 전혀 없는 연등을 설치하기도 했다. 그리고, 에너지절약 실천을 위한 녹색 불교 리더 양성 교육과 에너지절약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개교 100주년을 맞아 전국 100개의 교당 및 기관 건물마다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원불교는 최근 그 목표를 달성했다. 그중 33개는 서울지역 교당에 설치되었다. 이에 따라 원불교는 전국의 교당 건물에서 총 1,200kW 규모의 햇빛발전소를 운영하며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1,200kW급 햇빛발전소는 소비전력 40W 선풍기 3만 대를 동시에 돌릴 수 있는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 원불교 송천교당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소

교당뿐 아니라 자택에 햇빛발전기를 설치하는 원불교도들도 많은데, 김선명 교무(원불교환경연대 대표)는 자택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한 뒤 54,000원 정도 나오던 전기요금이 0원이 되었다고 한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원불교도들의 다양한 실천 사례를 파리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와 아시아 기후변화컨퍼런스 등에 참여해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원불교 서울교구는 햇빛발전기 설치 외에도 다양한 에너지 관련 실천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영등포, 사직, 상계, 송천, 홍제 등 5개 교당 내에 에너지 슈퍼마켓을 열어 원불교 교도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에게 에너지 절약 방법과 절전 제품들을 홍보하고 있다.

원불교는 원불교환경연대라는 환경단체를 통해서도 주목할 만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트럭을 에너지교육용으로 개조해 찾아가는 체험교육을 제공하며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키는 교육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기도 하다.

기독교계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대한예수교장로교 및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6개 기독교 단체가 서울시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며, 500여개 교회가 서울시 에코마일리지제에 가입하여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있다. 많은 교회들이 옥상에 햇빛발전소 설치, 교회 건물의 에너지 10%줄이기, 행복한 불끄기 행사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교인 대상으로 에너지절약 실천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 서울광장에 설치된 그린크리스마스 트리

작년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기독교계는 서울광장에 설치한 LED크리스마스트리의 점등시간을 전년에 비해 줄여 에너지 절약을 실천했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자는 서울에너지복지 시민기금 홍보 캠페인을 함께 펼치기도 했다. 또한 크리스마스트리 조명의 점등시간 줄이기 등 그린 크리스마스를 위한 5가지 실천방법을 적극 홍보하며 교회, 기업, 대형유통센터 등도 동참하도록 힘썼다.

종교와 종파를 떠나 종교계가 힘을 모아 함께 추진하는 거리 행사와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 천도교, 원불교 등 5개 종단은 ‘5종교 5색 길거리 에너지 특강’을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매달 1회 대학로, 인사동, 합정동 등에서 네 차례 진행했다.

종교인들은 청계천에서 대학로까지, 인사동에서 명동까지, 합정동에서 홍대입구까지, 거리행진도 함께하면서 에너지절약 실천과 바람직한 에너지 정책에 대한 시민인식 제고를 위해 힘은 모은 바 있다. 종교인들의 길거리 에너지 특강과 캠페인은 9월부터 다시 시작해 11월까지 매달 셋째주 토요일 진행될 예정이다.

유재룡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에너지 절약 실천에 대한 종교계의 관심과 실천이 자연스럽게 교인들과 시민들에게도 전해져 눈에 띄는 성과들이 나오게 된 것 같다”고 평가하고, “종교계는 많은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종교계의 솔선수범은 서울의 에너지 생산과 자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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