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월 한반도 파출소 경위 권창남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와 함께 익사사고로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관련 통계를 살펴보니 7월 기준으로 예년보다 훨신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필자는 현장에서 일하며 익사사고가 있을 때 사망한 사람과 함께 있었던 가족과 지인들을 조사를 위해 대면한다. 사고 당시 끔찍한 상황에 직면했던 이 사람들은 대부분 말리지 못한 사실을 후회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말렸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며 스스로를 책망한다. 구체적으로 그들이 말했던 내용을 경찰관의 입장에서 정리해 보았다.

첫째, 강으로 가는 것을 말렸어야 했다. 익사사고 대부분은 강에서 일어난다. 전반적으로 수심이 깊고 물의 양이 많은데다 흐름 또한 휩쓸리면 위험하다. 더군다나 바닥 움푹 패인 곳이 많아 수심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피서지는 될 수 있으면 계곡을 택하자.

둘째, 술을 마셨으면 물에 들어가는 것을 말렸어야 했다. 술이 반사신경을 둔하게 하여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가 늦어진다. 더군다나 심장에 무리가 가므로 심장마비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또한 위험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 판단력을 떨어뜨려 위험요인을 사전에 인지할 가능성이 낮다.

셋째, 자랑을 말렸어야 했다. 사고 현장을 접해보면 의외로 물에 대해 잘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사고를 당했다. 수영을 잘 한다는 사람, 고기를 잘 잡는다는 사람, 이 지역은 내가 잘 안다는 사람 등이 호기롭게 자랑을 하며 강물에 뛰어 들어 체력이 소진하거나, 급류 등의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다.

함께 물놀이를 간 가족이나 친척, 친구 등이 물에 빠져 죽음에 이르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무더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물놀이를 갔더라도 함께 간 사람들이 깊은 곳에 들어가고, 술을 마시고, 수영 실력을 자랑하면 팔을 걷어 부치고 말려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을 후회와 자책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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