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된 실내악단 같은 예민하고 섬세한 소릿결로 청중 매혹”

지난 10월 10일 월요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이반 피셔 &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은 인상적인 두 장면이 오버랩되며 멋진 대만족을 준 공연으로 기억될 만 하다.

첫째는 둔중하고 진중한 사운드로 무장한 것이 아닌, 날렵한 사운드도 청중에게 인상적 만족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의 깨달음과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앵콜곡에서 들려준 자신들의 무기라 할 관현악의 앵콜곡보다 합창공연의 진수를 선사한 것 같은 느낌의 그것이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성격 탓에 응집력은 좀 부족하다 싶었지만 특유의 확장된 실내악단과 같은 예민하고 섬세한 소릿결은 모차르트 <마술피리>서곡부터 표출되기 시작했다.

마리아 주앙 피르스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연주는 2013년 2월말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지휘 런던 심포니와의 협연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17번과 2014년 2월 성남아트센터에서 로빈 티차티 지휘의 스코티시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최근 연속 그녀의 실연으로 들었던 느낌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무겁고 중후한 연주를 통해서라기 보다 날렵한 연주로 빼어난 뛰어남(Excellence)를 펼쳐보인 것은 이날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메인 연주곡이었던 안토인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이 정석의 답안이었다. (사진: 빈체로)

불교신자 같은 체취로 피아노 앞에 앉아 서두른다보기보다 연륜이 느껴지는 연주, 바로 그것이었다. 2년전 피르스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연주가 넓은 강물의 진폭을 느끼게 하는 연주가 매우 압권의 울림을 줬다면 이번에는 옥같이 흐르는 주옥같은 서정성의 라르게토(약간 느린 템포의) 아름다운 연주가 기억에 아른거린다.

무겁고 중후한 연주를 통해서라기 보다 날렵한 연주로 빼어난 뛰어남(Excellence)를 펼쳐보인 것은 이날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메인 연주곡이었던 안토인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이 정석의 답안이었다. 지난해 2015년 4월의 이반 피셔 &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 서울 베토벤 교향곡 전곡시리즈가 듬직히 정통스타일로 밀고 나가는 이반 피셔의 베토벤이 주목할 만 했다면 확장된 실내악단과 같은 예민하고 섬세한 소릿결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음색은 확실히 날렵한 것이었다.

특히 지난해 4월23일 베토벤 전곡 교향곡 연주 시리즈의 마지막날 이반 피셔 지휘의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의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의 전 악장 연주가 마쳐지자 약속이나 한듯 전 관객이 일제히 일어나 열광의 기립박수를 한동안 보내는 진풍경이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펼쳐졌던 것을 기억한다면 확장된 실내악단과 같은 예민하고 섬세한 소릿결로 청중을 장악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실력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줄로 생각된다.

단원들이 헤쳐모이듯 정렬히 들려준 합창 앵콜곡 드보르자크의 Moravian Duets No.1과 아리랑 합창은 보통 앙코르 연주보다 훨씬 더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은 다른 오케스트라에서 볼 수 없었던 올 하반기 서울에서의 오케스트라 대전(大戰)의 첫 테이프를 멋지게 끊은 것 같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특별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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