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9일은 소비자가 선출직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즉, 국정서비스를 제공할 대통령을 선택하는 날이다. 지금 국정서비스상품 시장에는 15명의 후보가 출시되어 있다. 후보들은 모두 자신의 상품을 선택해달라고 한다. 소비자는 일단 선택하면 청약철회가 인정되지도 않는다. 아이쇼핑이 인정되지 않으며, 누군가는 선택을 해서 국정을 맡기고 국정서비스를 제공 받아야 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조건을 갖춘 후보를 선택해야 되는가. 우수한 국정서비스의 품질은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가. 한마디로 말하면 국정서비스 상품은 공약이 우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공산품은 A/S가 잘되고 하자 없는 우수상품이 선택되고, 서비스상품은 서비스이용약관이 우수해야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이용한다.

즉, 서비스상품의 경우 품질 평가 기준은 약관 조항부터 시작된다. 그 다음에는 약관 조항을 불이행할 확률이 적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약관조항을 위반했을 경우에는 보상이 신속하고 적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같이 서비스상품의 품질평가 기준은 약관으로부터 시작해서 약관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국정서비스상품도 공약 내용의 품질이 우수해야 한다. 다음으로 공약 내용을 불이행할 확률이 적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약 내용을 위반했을 경우에는 신속하게 인정하고 위반의 불가피성에 대해 설명하고 국민의 용서를 받거나 불가피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일단 사퇴의 각오를 밝힐 결기가 있어야 한다.

불가피성이 인정되지 않는 잘못을 했지만 국민이 사퇴의 정도는 아니라고 보는 경우도 있다. 즉, 다시 국정을 맡기고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불가피성도 없이 공약을 위반한 사태에 대해 명확한 사죄와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만일 재발하는 경우에는 국민에게 어떻게 심판받겠다는 각오를 밝힐 용기가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이 우수한 공약과 공약 준수 의지, 위반 시 책임지는 자세 등이 국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들의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우수한 공약이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 모든 서비스 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본질에 충실한 약관이다.

즉, 본질이 아닌 부수적인 약관 조항이 화려하고 서비스의 본질 부분에 대한 약관조항이 부실하면 아무 소용없다. 마찬가지로 대통령 후보의 공약도 국정서비스의 본질에 관한 공약이 탄탄하고 충실해야 한다. 국정서비스의 본질은 나라와 국민을 잘 건사하는 것이다. 나라를 잘 건사하는 것은 국가안보요, 국민을 잘 건사하는 것은 민생안보다.

국가안보와 민생안보가 빠진 공약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국가안보 공약에는 국가통합과 천하강국의 정신이 담겨있어야 한다. 민생안보 공약에는 경세제민과 미래성장의 정신이 담겨있어야 한다. 즉, 나라를 건사하려면 평천하를 위한 전략과 로드맵이, 국민을 건사하려면 민생구제를 위한 전략과 로드맵이 잘 담겨 있어야 한다. 물론 디테일할수록 좋다. 이번만큼은 반품조치나 중도해지가 필요 없는 멋진 국정서비스상품이 선택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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