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아침! 모든 국민들은 눈과 귀를 의심해야 했다. 한 평생 서민들과 동고동락을 함께했던 노회찬 의원! 그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접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들은 비통함에 가슴을 치고 또 쳤다. 그동안 풍찬노숙을 마다않고 서민과 함께한 그의 삶도 잊을 수 없어서 이지만 미래에 그에게 걸었던 희망과 사랑의 무게 또한 너무 컸었기 때문이다.

이제 서민의 대변인인 그의 몸은 우리 곁을 떠났다. 그렇지만 그의 정신과 가치는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다. 특히 그의 철학이 담겨있는 많은 어록들은 오히려 더 빛날 것이며 국민의 행복을 키워줄 나침판이 될 것이다. 지금 그를 애도하는 국민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민심을 하늘 같이 받든 그를 잊을 수 없다는 당연한 모습이다.

그는 민심이 천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헌법과 법률보다 높은 것이 민심이라는 어록을 남겼다. 그의 비전은 아마도 민심이 세상의 원칙이 되는 그 날을 꿈꿨을 것이다. 그 비전 구현을 위해 그는 아픈 민심부터 대변해 왔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유신에 반대하는 민심을 대변했고, 대학교 재학 시절 노동자의 아픔을 대변해 왔다.

수많은 산업현장 가운데에서도 시련에 처한 노동자 곁에는 늘 그가 있었다. 아픈 민심과 함께하며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혼신을 다했다. 그늘진 곳과 아픈 곳을 향해 뛰어 다녔고 그런 가운데에서도 그는 늘 유머를 잃지 않았다. 늘 서민의 언어로 서민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었다. 항상 낮은 곳이 그가 서 있는 곳이었다.

삶이 고달픈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고 상처를 치료하면서 정작 자신이 겪는 외로움은 잊고 살았다. 늦은 결혼에 자신을 눌러 온 외로움도 컸을 텐데 늘 이웃이 겪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먼저 챙기고 다가갔다.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잘못된 제도나 악법을 수없이 발굴하고 지적해왔다. 그러나 그는 늘 순리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을 택해 개선하려 했다.

이 시대 진정으로 아름다운 지식인, 문화인, 정치인이었던 것이다. 아픔에 처한 이웃을 보면 하늘 같이 높은 사랑을 주고 바다같이 넓은 응원을 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늘 자신의 책무를 고민하고 실천해 왔다. 아픔을 준 가해자라 할지라도 미움보다는 포용을 통해 공동체 일원으로 거듭나도록 출구를 안내하려 애썼고 상생의 지혜를 고민했다.

서민의 아픔에 그리도 여리고 여린 모습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민심에 벗어난 권력의 행태나 금력의 횡포에 맞서는 그의 용기는 누구도 겨루기 어려웠다. 자신의 부족함과 실수 앞에서는 한 없이 수줍어하면서도 민심을 거스르는 강자의 지위남용에 대해서는 추상같은 지적과 두려워하지 않는 어록을 만들어 왔다.

이제 그는 떠났지만 남아있는 우리들에겐 산자로서의 과제가 주어졌다. 그것은 그의 어록을 기리고 실천하여 민심이 나라의 근본이 되는 그러한 세상을 구현해 내는 일이다. 그가 꿈꿨던 비전을 살아남은 우리가 이뤄낼 때 서민에게 힘을 주었던 그의 소탈한 미소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 것이며, 진정 그가 베푼 사랑에 보답하는 추모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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