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철수에 이어 월드타워점 취소 가능성까지 불거져

롯데면세점이 3년 전 신동빈 회장이 천명했던 ‘2020년 세계 1위’ 청사진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세계 2위 자리까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올해 인천공항 철수를 비롯해 공항 입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데다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월드타워점의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된 탓이다.

27일 글로벌 면세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액 6조2000억원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9조2000억원의 스위스 듀프리, 3위는 5조원의 프랑스 라가르데르였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5년 10월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2020년 세계 1위 목표를 천명한 바 있다.

당초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해외 면세점의 M&A와 신규 사업 등을 추진, 2020년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면세점 특허 문제로 신 회장 본인이 구속되고 호텔롯데 상장 또한 무기한 연기되면서 3년 전 다짐했던 목표 달성은 요원한 상황이다. 그뿐 아니라 세계 2위 자리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제주공항을 시작으로 올해 인천공항, 김포공항까지 3번의 입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또한 임대료 문제로 인천공항 1터미널 3개 매장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이 30%대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다음달 신동빈 회장의 2심 선고에서 면세점 특허 관련 뇌물죄가 인정될 경우 월드타워점의 특허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월드타워점의 경우 롯데면세점 연간 매출액의 평균 10% 가량을 책임졌던 매장인만큼 특허가 취소될 경우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월드타워점의 매출액은 2015년부터 2018년 1분기까지 면세사업부 전체 매출액 대비 각각 13.51%(2015년), 6.21%(2016년), 9.78%(2017년), 11.34%(2018년 1분기)의 비중을 차지해 왔다. 2016년 당시 특허 만료로 6개월 이상 폐점한 여파를 감안하면 월드타워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평균 10% 초반대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인천공항점과 월드타워점이 각각 1조1200여억원 및 57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올해 매출이 1조5000억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

이 경우 매출액이 4조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자칫 3위 라가르데르에게 밀려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1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위인 신라면세점이 올 상반기 2조699억원의 매출을 올린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영업 상황에 따라 순위 변동도 가능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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