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국가에서 지정, 관리하는 법적 관리대상 생물 3,426종에 우리말 이름(국명)을 새로 붙였다고 밝혔다.

이번에 국명을 새로 붙인 대상은 한반도 고유종 128종, 국제적 멸종위기종 1,223종, 위해우려종 127종, 금지병해충 59종, 관리병해충 1,478종, 국가생물종목록 411종 등이다. 이는 2017년 처음 시작한 '국가 생물종 국·영명 부여 사업'에 이은 것으로, 우리나라 자생생물 4만 9,027종 가운데 약 27%인 1만 3,138종이 국명이 없는 상태다.

새로 우리말 이름을 얻은 생물 중에는 한국 고유종과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속하는 큰우리맵시벌, 한국납작먹좀벌, 멸치고래, 큰지느러미흉상어, 큰입술잉어 등이 있으며, 국립생물자원관은 생물종의 생태적 습성, 형태, 서식지 등의 정보를 토대로 이름을 지었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큰우리맵시벌, 한국납작먹좀벌 등은 한국 고유종임을 드러낼 수 있도록 '우리', '한국' 등의 접두어를 맵시벌과, 먹좀벌과 등 해당 곤충의 과명에 연결했다. 포경업자 '요한 브라이드'의 이름을 따라 지어진 기존의 '브라이드고래'는 주요 먹이인 멸치와 함께 이동하는 생태 특성을 고려하여 '멸치고래'라고 이름 지었다.

등지느러미와 가슴지느러미가 긴 기존의 '장완흉상어'는 한자어 '장완(長腕)'을 풀이해 '큰지느러미흉상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라틴어 학명 발음에 따라 적은 '알로바테스 페모라리스(Allobates femorali)'는 '넓적다리독개구리'로, 영명을 발음대로 표기한 '로후(Rohu)'는 '큰입술잉어'로 국명을 고쳐 이름만 듣고도 형태나 종류를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긴턱하늘소', '넓은잎해란초' 등 우리말 이름이 없던 관리병해충, 금지병해충 1,537종에도 새롭게 이름이 붙었다. 긴턱하늘소는 종소명인 라틴어 '만디블라리스(mandibularis)'의 의미처럼 턱이 길다는 특징을 나타냈으며, 넓은잎해란초는 자생 식물 해란초에 비하여 잎이 넓다는 특징을 반영했다. 

한편, 한반도 고유종 및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속하는 생물 1,951종에 대해서는 영명도 새로 부여했다.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한반도 고유종의 경우, 지리적 특성이 드러나도록 이름을 부여했다.

한반도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물고기 '모래주사'는 한반도 남부에만 분포하는 서식지 특성을 반영하여 '코리언 사우던 거전(Korean southern gudgeon)'으로 영명을 새로 명명했다. 한반도 고유종으로 제주에 생육하는 해조류인 '제주개서실'은 '제주 카르티라지 위드(Jeju cartilage weed)'로 새롭게 명명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앞으로도 각계 생물분류 전문가들과 함께 생물종의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생물명의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국어 및 영어 전문가의 교차 검수를 통해 바르고 쓰기 쉬운 국명·영명을 제시할 예정이다.

국명이 없는 생태계 위해우려종과 앞으로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유입주의종에 대해서도 국명을 부여하고, 생물종 명명에 도움이 필요한 다른 기관과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필요한 생물 이름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병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새로 붙여진 이름을 통해 생물자원의 관리에 도움이 됨은 물론, 사회적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국민 의견을 수렴하여 외래어, 비속어, 잘못 유래된 이름이 붙은 생물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그 이름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