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마다 공동간병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통상 6인 병실에 1~2명이 배치되는 경우부터 시작하여 4인실에 1명, 2인실에 1명 등 다양하다. 물론 간병 비용도 병실에 따라 다르고, 요양병원마다 다르다. 문제는 간병인 역할이 무엇이고 서비스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요양병원과 간병인에 대한 소비자불만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사실 요양병원 공동간병 제도는 법률상 제도가 아니다. 아직은 요양병원 현장에서 시행되고 있는 관행상 제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양병원 환자 및 보호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서비스 영역이다. 요양병원의 24시간 케어서비스는 간병인 서비스에서 시작하여 간병인 서비스로 마무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요양병원을 입원해본 환자나 보호자가 피부로 느끼는 것은 간병인 역할과 그 서비스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 간병인 역할과 그 서비스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가 없다. 본인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고 병원에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냥 간병인이 관행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고 알 수 있을 뿐이다.

대부분 요양병원은 환자질환별로 병동과 병실을 나누기 어렵다. 따라서 6인 병실의 경우 다양한 환자가 입실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간병인은 환자별로 각 질환에 적합한 간병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데 이 것이 쉽지 않다. 환자 및 보호자는 환자가 겪고 있는 증상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고, 간병인은 공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힘든 게 현실이다.

여기서 간병인과 보호자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쉽다. 아울러 간병비용을 지급하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환자중심 서비스를 원하고, 간병인 입장에서는 자신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요양병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문제점도 있다. 이 점이 상호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현행 간병 제도는 고객이 만족을 느끼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이미 전국에 1,000개가 넘는 요양병원이 운영되고 있으나 노령인구 증가로 요양병원은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부터라도 요양병원 서비스 평가체계를 보완하여 고객만족과 환자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요양병원 인증평가 시스템에 간병 서비스 영역도 포함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환자 및 보호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병원 서비스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간호사 역할과 간병인 역할을 쉽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호보조인력 등에게 요청할 내용을 간병인에게 요청하면 간병인은 싫어할 수밖에 없다. 간병인에게 요청할 내용을 간호사 등에게 요청해도 마찬가지이다.

공급자인 요양병원 입장에서는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 내용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모호하게 운영하는 것이 편할지 모른다. 그러나 눈치를 보며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그 불편과 불안이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환자 중심의 안전의료시스템을 강화하여 노인환자의 권리보장과 쾌적한 요양의료 환경이 구축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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