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NG 항공기의 날개 부위에 균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국토교통부와 항공사 등이 점검‧수리에 나섰다.

 

특히 한국에서 운항하는 보잉 항공기에서만 유독 균열이 자주 발생하는 것에 대해 철저히 들여다볼 전망이다.

 

국토부 김경욱 2차관은 11일 김포공항 대한항공 정비소의 수리 현장을 방문해 "항공기 안전과 관련해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을 숨김없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현재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감항성개선지시(AD)보다 더 빠른 수준의 점검을 지시 중이며 오는 25일까지는 해당 기종의 모든 항공기에 대해 점검을 완료할 예정이다.

 

전날까지 우리나라에서 운행 중인 B737NG 항공기 150대 가운데 100대에 대한 점검을 완료한 결과 모두 13대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대한항공과 진에어에서 각각 5대와 3대, 제주항공에서 3대, 이스타항공에서 2대다.

 

우리나라에서 균열은 공통적으로 비행기 동체와 날개 부분을 연결하는 이른바 '피클포크' 부위에서 발견됐으며, 한 쪽 날개에서만 발견되더라도 양쪽 모두를 교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날 정비 현장에는 균열이 발견된 진에어 HL7555편과 대한항공 HL7704편이 나란히 놓였다.

 

진에어기의 경우 지난 2000년 1월부터 운항을 시작해 비행 횟수가 4만 5980회에 달하며, 대한항공기의 겨우 2002년 3월부터 운항을 시작해 4만 93회의 비행을 거쳤다.

 

2주 전부터 우선 수리가 시작된 진에어기는 왼쪽 날개 부분의 교체를 완료하고 내부 마감을 마쳤으며, 오른쪽 날개 부분은 부품 교체를 완료한 상태다.

 

대한항공 정비부문 이수근 부사장은 "현재까지의 양상은 오래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이른바 '피로 크랙'으로, 아주 위험한 단계까지 간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보잉은 비행 횟수가 약 2만 회 미만인 항공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균열이 '관리 가능한 위험'이라고 강조하면서 "가장 긴 균열인 1.2㎝를 기준으로도 3~4년은 운항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강성"이라며 "비행기가 이 같은 균열 없이 계속 운행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위험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균열은 비행 횟수 2만 회 내에선 없었는데, 부품을 바꾸면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10년 이상은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다만 "확인 차원에서 전체 점검을 한 뒤 3500회 비행이 이뤄지는 1년 반에서 2년여 정도 주기로 점검을 반복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수리기간은 항공기 1대당 약 2주가 소요되며 내년 1월까지 수리가 끝나면 근본적인 원인과 앞으로의 구체적인 운항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김 차관은 "직접 책임은 제작사인 보잉과 인증기관인 FAA에 있지만, 우리나라에서의 결함 발견 비율 다른 곳보다 2배가량이나 높은 점을 감안해 공동 원인 규명을 제안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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