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삼성전자 측에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해달라고 요청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만나 부탁한 부분이 더 주의를 끌고 있다. 반면 실제로 베트남에 공장 추가 설립은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9일 재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전경련 주관으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이후 푹 총리를 비롯한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베트남 현지 투자 확대를 요청받았다.

 

푹 총리는 이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삼성이 생산과 수출, 성장을 유지하면서 베트남의 경제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삼성이 베트남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설립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반도체 공장 투자시 파격적인 인센티브 지원도 약속했다.

 

푹 총리의 반도체 공장 설립 제안은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국내 투자 및 협력 확대를 요청하는 관례적인 차원의 발언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베트남 공장의 스마트폰 연 생산량은 1억5000만대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생산량의 절반 수준이다. 과거 낙후된 지역이었던 베트남 박닌성은 삼성전자와 협력업체들의 진출로 제조업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베트남으로서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기지를 세운다면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첨단기술 발전의 간접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실제 중국 시안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시안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며, 오스틴 공장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제조) 라인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푹 총리의 바람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베트남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단순 조립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과 달리 반도체 생산공장은 고려할 점이 많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에 공장을 세운 것은 글로벌 3개국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중국 고객사들을 근접 지원하려는 의도가 컸다"며 "주변에 첨단 연구소와 대학, IT(정보기술) 업체가 많아 인력 유치가 쉽고 주변 협력사, 세트업체, 모바일 업체와 현지화를 하기에 유리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은 전세계 반도체의 약 65%를 소화하는 최대 시장으로, 성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직접 첨단제품을 생산함으로써 고객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반면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위 수출국이지만 반도체의 생산거점으로 작용하기엔 아직 한계가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에게 중국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생산기지가 이전하면서 반도체 소비가 전세계 1위로 부상한 점이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와 같은 장비산업에서 인건비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데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베트남에 삼성 반도체 생산기지가 세워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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