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LCC)업계의 구조조정에 신호탄이 발사되는 분위기다.

 

애경그룹 소속 LCC 제주항공이 같은 국내 LCC 업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 1위 LCC가 5위 LCC 업체를 전격 인수하면서 총 항공기 65대 규모의 메가 LCC로 발돋움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한 제주항공은 동종업계 경쟁 업체를 인수하면서 일단 규모의 경제에 나설 발판은 다졌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은 18일 이스타항공과 공동경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제주항공은 12월 31일까지 이스타항공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기타 지분을 포함한 51.17%를 인수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지분 인수 금액은 695억원이다. 제주항공은 이날 MOU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보증금 명목으로 150억원을 이스타 측에 지급한다. 제주항공은 26일부터 내년 9일까지 이스타항공에 대한 실사 작업도 진행한다.

 

이스타 측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항공산업의 위기돌파를 위해 제주항공이 제안하고 이스타가 제안을 수용하며 협상이 시작됐다. 양사는 항공산업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갖춘 항공사 간의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점유율 확대와 시장 주도권 강화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는 “국내외 항공시장의 경쟁력 강화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양사가 뜻을 같이하게 됐다”며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2대 주주로서 최대주주인 제주항공과 공동경영체제로 항공산업 발전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노(No) 재팬’ 운동과 환율 상승, 경기 악화 등이 겹쳐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전망도 나빠지면서 매각설이 계속해서 제기됐었다.

 

매출은 2017년 4927억원에 지난해 5663억원을 기록해 늘었지만, 영업익은 2017년 157억원에서 지난해 53억원으로 급감했다. 나아가 일본 불매 운동이 터진 올해는 적자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486%에 달한다.

 

이스타항공의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252억원이다. 8개 국적 항공사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서울(175억원)을 제외하면 가장 적다. 제주항공(3816억원)과 비교하면 15분의 1 수준이다.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여객기 2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 26개를 운항 중이다.

 

한편 이번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국내 LCC 업계의 구조조정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 여행 붐’을 타고 일본 노선 확대로 승부수를 걸었던 다수의 LCC들은 일본 불매 운동 이후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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