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부분파업을 중단하고 다시 사측과의 교섭 테이블 위에 앉기로 하면서 연내 임금단체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부분파업 중단은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룬 현대자동차와 연내 타결에 대한 압박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차 노조와 달리 기아차 노조는 통상임금 관련 소송 2심에서 승리한 데다 노사 간 이견이 아직 커 대규모 쟁의행위로 연결될 위험은 여전한 상태다.

 

20일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소하리 공장 본관 1층 장미홀에서 임금협상 17차 본교섭에 돌입한다.

 

대화가 재개되면서 이날 계획됐던 부분파업은 자연스레 중단된다. 앞서 기아차 노조는 18일 주간과 야간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의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19일엔 주야간 총 6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20일엔 총 8시간의 부분파업이 예정돼 있었다.

 

노조는 20일 이후 투쟁 방식을 결정하지 않았다. 노사 교섭이 성공적인 결실을 낳아야 특근과 잔업 거부를 포함한 전체 파업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노조 입장에선 일종의 협상카드인 셈이다.

 

사측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에 노조 내부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일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앞서 최준영 기아차 대표이사(부사장)는 “(노조에) 비판적인 기사에 눈을 뜨기 힘든 참담함을 느낀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돌렸다.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잠정합의안의 내용에 어떤 내용이 추가될지는 미지수다. 성과금만 놓고 보면 현대차 수준으로, 기아차가 제시했던 안보다 인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사측도 노조에 해줄 수 있는 최대치를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지난 10일 소하리 공장에서 진행한 16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 포함) 인상과 성과·격려금 150%+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완성차 생산라인 근무자 사기 증진을 위해 라인 수당을 올리는 안과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사회공헌기금 30억원을 출연하는 안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13일 이뤄진 찬반 투표에서 2만7050명 중 반대 1만5159명(56%)으로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각에선 노조의 강경 투쟁 노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요구도 제기됐다.

 

조합원들은 여전히 잠정합의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통상임금 소송에서 회사에 승소했으니 현대차 노조보다 당연히 많이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에 새 집행부가 공약사항으로 제시했던 우리사주 15주 포함 여부도 관심사다.

 

실제 기아차 노조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놓고 지난 2월에 열린 통상임금 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같은 내용의 소송 1심에서 패소한 것에 이어 청구가 대부분 기각된 현대차와 대비된다.

 

다만 연내 타결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노사가 새로운 잠정합의안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조합원 투표까지 진행하기까지 일정이 빠듯하다. 만약 노조의 요구가 무산될 경우 부분파업을 넘어선 대규모 쟁의행위에 돌입할 여지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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