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음악채널 엠넷(Mnet)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조작 사건과 관련해 피해 보상에 나서면서 막대한 비용 지출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관련 비용이 지난해 4분기에 반영될 경우 CJ ENM에 어닝쇼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오전 10시 35분 현재 CJ ENM은 전 거래일보다 5600원(3.51%) 하락한 15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프로듀스X101'은 101명의 아이돌 연습생들이 시청자들로부터 받은 득표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최종 11위까지만 데뷔를 시켜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시즌1부터 인기를 끌며 CJ ENM 음악부문 매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프로그램을 책임진 안준영PD 등은 최종 데뷔조를 사전에 정해놓고 이에 맞춰 득표수를 조작하는 등 1~4 전 시즌에 걸쳐 투표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가수들의 활동은 중단됐다.

 

허민회 CJ ENM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프로그램과 가수들의 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과 향후 발생되는 이익을 합쳐 약 300억원 규모의 기금 및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펀드 조성은 모두 비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순위조작으로 엠넷에 돌아온 모든 이익과 향후 발생하는 이익까지 모두 내놓겠다고 한 만큼 실적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CJ ENM의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1조2623억원, 영업이익 846억원이다. 당장 4분기에 비용이 반영된다면 어닝쇼크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증권업계 분석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기준 CJ ENM의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10%가량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는 "프로듀스 관련 1회성 비용 발생을감안하지 않은 수치로 투자자들은 영업단에서 동사의 어닝쇼크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주가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CJ ENM은 컨센서스 대비 약 25%가량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는데,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7% 넘게 하락했다.

 

당시 CJ ENM의 미디어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8% 감소한데다가 음악도 빌리프랩, 프로듀스JAPAN등 제작비가 선반영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재 주가는 당시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10일 52주 신저가(14만6800원)를 경신한 후 저점에서 횡보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 쇼크 우려가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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