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에 이어 인간 구충제인 알벤다졸까지 항암제로 쓰이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의사협회가 경고에 나섰다.

 

구충제는 기생충 감염을 치료하는 의약품일 뿐 항암제로 전용했을 때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식약처와 대한의사협회는 구충제인 알벤다졸을 기생충 감염 치료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 등 누리소통망(SNS)을 통해서 암, 비염, 당뇨, 아토피 등 치료에 알벤다졸을 복용한다는 체험 사례와 주장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알벤다졸은 이미 사람에게 사용하고 있는 의약품이지만 기생충 치료 이외의 다른 질환 치료에 사용하고자 한다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식약처는 "알벤다졸은 구충을 목적으로 단기간 사용하도록 허가된 약으로 장기간 복용 시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돼 있지 않다"며 "암과 같은 중증질환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치료중인 환자의 경우에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기존에 받고 있던 치료의 효과를 심각하게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알벤다졸의 용법·용량은 기생충 종류에 따라 400mg을 1일 1회∼최대 3회로 단기 복용하는데 반해 암, 비염, 당뇨병, 아토피 피부염은 장기간 약물치료를 요하는 질환이다.

 

식약처는 "단기간 복용 시에도 구역·구토, 간기능 이상(간수치 상승), 발열, 두통, 어지러움, 복통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또 드물지만 과민성 반응, 골수의 조혈 기능 억제로 인한 백혈구·혈소판 감소도 보고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성 간염·급성 신손상(신부전) 등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돼 있는 만큼 반드시 허가된 목적과 사용법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며 "복용 중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임부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태아 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 복용하지 말아야한다.

 

식약처는 모든 의약품이 허가 받은 효능·효과 이외에는 사용되지 않도록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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