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가 자동차업계에도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기아차 화성·광주 공장 이어 현대차 5공장도 감산에 돌입하는 등 국내 1위 자동차회사인 현대기아차가 몸살을 앓고 있다. 주된 원인은 중국산 부품 공급이 끊긴 때문으로 알려졌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날부터 중형 세단인 K5와 K3, 소형 트럭인 봉고를 생산하는 화성·광주공장에서 감산에 돌입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통합배선 장치인 와이어링 부품의 공급이 끊기면서 생산 라인은 가동하되 조립하는 차체의 투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현대차 5공장 일부 라인도 오전 작업조부터 생산을 멈췄다. 5공장 생산모델은 제네시스 G90, G80, G70 모델과 수소연료전지차(FCEV) 넥쏘,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등이다.

 

현대차 노조는 4일 오전 10시에 울산 공장 운영위원회 간담회를 열어 회사의 공장 휴업 제안에 대해 논의한다. 회사 제안을 노조가 받아들이면 울산 5공장을 비롯해 울산 1공장, 4공장은 물론 아산 공장도 임시 가동중단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국내 생산을 총괄하는 하언태 사장도 전날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휴업’까지 불가피한 비상 상황”이라고 공지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에서 생산된 와이어링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공장에서는 재고를 통상 일주일 치 정도만 확보하고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이 9일까지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연장하면서 이 부품이 더 이상 공급되지 않다 보니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차량 모델별로 재고를 확인하면서 생산을 이어가고 있지만 4일 혹은 5일까지밖에 재고가 없는 차종도 많아 생산 중단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대차는 주문이 밀려 있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와 최근 출시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SUV GV80 등은 대체 공급처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위기 극복에 노사가 따로일 수 없다”며 “사측이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준다면 노조는 품질력을 바탕으로 생산성 만회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가 3일 휴업 일정에 쉽사리 합의하지 못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차 측은 휴업 기간에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겠는 입장이지만 노동조합은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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