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조 회장의 경영권 기반이 한층 탄탄해진 모습이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의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에 승패가 갈릴 전망인 가운데 조 회장의 조금 더 유리해진 분위기다. 특히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경영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반대할 까닭이 없다는 설이 유력하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간 경영권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지난해 6월말 기준 3.45%로 파악되고 있다.

 

이 고문과 조 전무 등이 지난 4일 조 회장 중심의 현 경영체제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조 회장측 지분율은 조 전 부사장 등 연합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게 됐다. 조 회장 본인 소유 6.52%를 비롯해 이 고문(5.31%)과 조 전무(6.47%), 임원·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 카카오(1%) 등 총 33.45%다.

 

반면, 조 전 부사장측의 지분율은 KCGI(17.29%), 반도건설(8.28%)과 더해 32.06%다.

 

다만 주총에서 안건 통과를 위해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고 가정하면 양측 모두 추가 우호지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 경영권 분쟁의 승패는 국민연금과 기관 투자자, 소액주주 등 표심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연금의 향배가 관건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조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는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외부 자문기관의 보고서에 근거한 의결권 행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외부의결권 자문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 따라 국민연금의 선택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는 의결권 행사와 관련, 외부 자문기관의 보고서에 근거한 의결권 행사 가능성이 높다"며 "외부 자문기관에서 조원태 대표이사의 연임을 반대할 만한 뚜렷한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포기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주총 당시 7.34%로 한진칼 3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3% 안팎까지 지분을 꾸준히 줄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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