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자동차의 모든 공장이 올스톱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중국에서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더 이상 공장을 돌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뒤 다른 곳에서라도 부품을 구하기 위해 진력할 방침이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의 모든 생산공장이 오는 7일부터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차 국내 생산라인이 파업이나 보수작업을 제외한 부품 부족으로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것은 1997년 만도기계의 부품 납품 차질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현대차는 4일 노사 양측이 실무협의를 열고 공장별·라인별 휴업 계획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휴업 계획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5공장 2개 라인 중 투싼과 넥쏘를 조립하는 1개 라인이 노사 합의에 따라 이날 오후부터 공식 휴무에 들어갔다.

 

제네시스 G90, G80, G70 등 3개 차량을 조립하는 또 다른 라인은 노사 합의 전에 관련 부품 재고가 소진돼 이날 오전 이미 가동이 중단됐다. 포터를 생산하는 4공장 1개 라인도 이날 오후부터 휴업에 들아갔으며, 코나와 벨로스터를 조립하는 1공장은 5일부터 쉬기로 했다.

 

버스와 트럭을 생산하는 전주공장과 그랜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각각 6일과 7일부터 휴업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운영하는 모든 생산기지가 7일부터 ‘셧다운’되는 것이다.

 

현대차 노사가 전 공장 임시휴업에 합의한 것은 차량 조립에 사용되는 전선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재고 물량이 6일이면 바닥나기 때문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 조립 초기 차량에 혈관처럼 부착하는 부품으로, 현대차는 이들 부품 대부분을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를 9일까지 연장, 공장 재가동이 늦어져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기아차는 화성공장과 광주공장 감산 등으로 부품 부족에 대처하면서 이번주까지는 공장을 가동한다. 하지만 7일 이후에는 기아차도 부품이 대부분 소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소하리공장을 포함한 기아차 국내 3개 공장도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공장에서 부품 생산을 늘리고 동남아 등에서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지만 중국산 물량을 채우긴 역부족”이라며 “중국 공장이 하루라도 빨리 부품을 생산·공급해줘야 그나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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