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이 의심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안, 조속히 보완해야..
실효성이 의심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안, 조속히 보완해야..
  • 이재우 기자
  • 승인 2020.03.27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생 법안의 하나인‘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제정안이 지난 3월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금소법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하는 절차만 남았다. 공포일로부터 1년 후 법안은 시행된다. 박선숙 의원에 의해 처음 발의된 지난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금소법은 키코(KIKO)와 저축은행 사태 등을 거치며 여러 차례 입법 시도가 있었지만 여야 의견 차이와 금융업계 반발로 장시간 계류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등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결국 입법 문턱을 넘었다. 사실 그동안 고위험 상품을 고객들에게 판매하여 문제를 일으키곤 하였다.

파생결합펀드(DLF)가 좋은 예다. DLF는 낮은 확률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대신 높은 확률로 적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헤지펀드 매니저와 같은‘선수들’을 위한 상품이지 평범한 금융소비자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기준 DLF 투자자 중 개인 투자자가 90%(총액 8,224억 원 중 7,326억 원)를 차지했다.

라임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라임은 올해 2월 14일 기준으로 모펀드는 반 토막 났고 인공지능(AI) 펀드 등 자펀드 중 일부는 전액 손실을 냈다. 라임이 출시한 펀드의 특징은 ‘고위험’‘불투명성’이다.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 하지만 환매 중단된 펀드의 60%(총액 1조6,679억 원 중 9,943억 원)가 개인에게 팔렸다.

심지어 특정 은행에서는 직원이 임의로 개인 고객의 투자 성향을 조작한 일마저 있었다. 이번에 제정된 금소법은‘6대 판매규제’를 모든 금융상품에 확대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6대 원칙은 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의무·불공정행위 금지·부당권유 금지·허위과장 광고 금지 등이다.

이 판매원칙을 위반할 경우 금융사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소비자피해 예방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당초의 법안과 비교했을 때 피해구제에 필요한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빠지며 소비자 보호 강도가 약화 되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또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금융회사가 자행한 위법 사실로 인해 소비자가 손해를 입었을 경우 고의·중과실이 아니면 여전히 소비자들이 스스로 조사하고 입증해야 한다. 이것도 금소법이‘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지 않은 법’이 되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래도 위법계약 해지권, 판매제한 명령 등 판매원칙 준수를 위한 수단이 마련돼 다행이다.

앞으로 금소법 발전과 실효성이 담보되려면 조속히 독립된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미국은 2010년‘월스트리트 개혁 및 소비자보호법’을 제정하며 독립기구인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금융소비자가 실질적으로 보호되는 과학적인 정책 개발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선진행정을 기대해 본다.

이재우 기자  consumerpost@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당 언어로 번역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