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반(反) 조원태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의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운명의 날이 밝았다.

 

27일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양측의 표 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우호 주주를 다수 확보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한진칼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남대문로 대한항공 본사 26층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에서는 감사 및 영업보고,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역 보고, 재무제표 승인, 사외 및 사내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조 회장 측과 3자 주주연합 간 가장 첨예한 표 대결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벌어질 전망이다. 차기 이사회 후보군으로 한진그룹은 조 회장 외에 신규로 6명의 이사 후보를 제안한 상태다. 3자 주주연합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등 7명의 이사 후보군을 추천했다. 한진칼의 사내이사 선임은 일반 결의 사항인 만큼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안건이 통과된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유리한 고지에 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총을 하루 앞두고 의결권 유효 지분 2.9%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에서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수탁위에서 조 회장을 비롯해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한진그룹이 추천한 이사 후보 7명 전원에게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또한 반도건설이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이 8.2%에서 5%로 줄어든 상태란 점도 조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4일 반도건설이 고의로 허위공시를 했다고 판결, 3자 주주연합이 주총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이에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재계는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연금(2.9%)을 포함한 조 회장 측이 확보한 지분은 36.6%로 3자 주주연합(28.78%)과 약 7.82%포인트의 격차가 벌어졌다.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본인(6.52%)과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등 조 전 사장을 제외한 일가 지분과 특수관계인(4.15%) 지분에 사업상 협력관계를 맺은 미국 델타항공(10.00%), 카카오(1.00%), GS칼텍스(0.25%) 등을 더한 수치다. 의결권 기준 한진칼 지분 3.7%를 보유한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등이 조 회장 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측의 격차는 더욱 클 상황이다.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지분을 합치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40%를 넘기게 된다. 지난해 한진칼 주총의 주주 참석률(77.18%)에 비춰 올해 참석률을 80%로 가정한다면 안건 통과를 위한 최소 수준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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