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을 이끌던 정운호 대표가 회사로 복귀하면서 ‘오너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2016년 해외원정 도박 등 ‘정운호 게이트’ 사건으로 구속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그러나 4년만에 복귀하면서 오너 리스크가 재차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고사 직전 화장품 로드숍을 살려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나오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대주주인 정운호 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코로나19 등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주 및 임직원의 책임경영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정 대표는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력으로 경영 정상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네이처리퍼블릭 가맹점주들은 우려감보다 기대감을 드러냈다. 7년 째 가맹점을 운영중인 가맹점주 최모 씨는 “정 대표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면서 본사가 빠른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로 가맹점주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 대표가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 박모 씨는 “정 대표는 남대문 장사꾼 출신이다보니 과거에 판촉 지원을 늘리는 등 가맹점주들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펼쳐왔다”면서 “정 대표의 경영 복귀를 계기로 가맹점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 직원들도 하루빨리 경영 정상화를 바라는 분위기다. 한 본사 직원은 “그동안 회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지만 정 대표가 사실상 ‘옥중경영’을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정 대표가 정식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함으로써 공격적인 투자나 혁신에 나서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의 복귀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6년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이후 줄곧 적자 경영을 이어왔다. 2015년 2848억원에 이르렀던 매출은 정운호 게이트 발생해인 2016년 2618억원, 그 이듬해인 2017년 2285억원으로 해마다 줄었다. 이로 인해 2015년부터 추진해온 기업공개(IPO)도 무산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네이처리퍼블릭은 정 대표 구속 이후 IPO 재추진 의지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실적이 회복되지 않아 기약이 없는 상태”라며 “한 번 비윤리적인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도 “정 대표의 경영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국내 인식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며 “정 대표의 행보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회사도 영향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는 마카오에서 수백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로 2015년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 받았다. 정 대표는 형기를 채우고 출소할 예정이었지만 판사와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을 통해 구명 로비를 벌인 사건으로 3년6개월의 징역형이 추가돼 지난해 12월에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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