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황이 악화되면서 OCI가 큰 타격을 받았다.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 중단을 선언한 OCI는 이어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신청까지 받고 있다.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으나 OCI의 경영난은 구조적인 이슈라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OCI는 최근 전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 중이다. 희망퇴직을 원하는 임직원에게는 최대 20개월 치 급여가 위로금으로 지급된다. 재계에서는 OCI 전북 군산공장 전체 직원 1000여명 중 상당수가 희망퇴직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OCI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태양광 업황 악화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군산공장 가동을 중단한 영향이 크다. OCI는 지난 2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업 환경 악화에 따라 군산공장의 폴리실리콘 생산을 일부 중단한다”고 밝혔다. OCI는 군산공장에서 연간 5만2000t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해왔다.

 

앞으로 군산1·2·3공장 중 2·3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1공장은 설비를 보완한 뒤 오는 5월부터 태양광 대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예정이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올해 1000t에서 2022년 5000t까지 늘리기로 했다. 군산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맡아 원가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군산공장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다면 2021년에는 OCI 폴리실리콘 사업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OCI가 군산1공장 생산을 재개하더라도 전체적인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실적도 악화일로다. OCI는 지난 한 해에만 1807억원 영업적자를 내 ‘어닝쇼크’를 맞았다. 2018년 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다. 앞서 2018년 한 해 1587억원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악화됐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만 8093억원에 달했고 매출도 2조60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감소했다.

 

국내 1위, 세계 2위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위상을 자랑했던 OCI가 위기에 처한 배경은 뭘까.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태양광 제품 기초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크다.

 

한때 ㎏당 40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7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월 5일 기준 고순도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7.1달러로 2018년 2월(16.3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보통 폴리실리콘 업체의 손익분기점이 ㎏당 13~14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가 태양광 기업 지원을 늘리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된 영향이 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2위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한국실리콘은 경영난을 못 이기고 2018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세계 1위 태양광 업체인 한화솔루션도 머지않아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국내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에 전기를 공급받으면서 저가 폴리실리콘 대량생산에 나서 폴리실리콘 시장이 공급과잉에 빠졌다. 중국 업체의 치킨게임이 지속되는 한 폴리실리콘 가격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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