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단독 세대주인 어르신들 가운데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못해 고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 이유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거나 현금을 수령 하려면 행정기관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데 아파서 거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관절염, 중풍, 치매 등 노인성 질환으로 치료 중인 어르신들은 사실상 행정기관 방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행정기관을 방문하지 않을 경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해야 하는데, 이 방법 또한 치료를 받거나 입원 중인 어르신들에게는 적합한 방법이 아니다. 특히 온라인 신청을 위해서는 신용카드가 있어야 하는데 고령 어르신의 경우 발급받지 못하셨거나, 노환으로 카드사용이 실제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료 또는 입원중인 어르신들에게 신용카드로 지원금을 신청하고, 지원금을 신용카드로 사용하라는 것은 무리한 주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이나 가족들은 행정기관에 대리로 신청하여 현금수령을 원하는데, 현재로서는 어르신이 직접 방문 신청하는 방법밖에 없어 고민에 빠진 가족들이 많다.

서울 사는 K양의 경우에도 시골 사시는 할머니가 요양병원에 장기입원 중에 계셔 주민자치센터에 지원금 대리 신청 방법을 문의했으나 대리 신청은 안 되고 할머니가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입원 중인 어르신이라도 신용카드가 없거나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경우 직접 행정기관을 방문하여 신청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K양 할머니처럼 입원이나 치료 중이신 어르신의 숫자는 적지 않다. 지금처럼 어르신이 직접 행정기관을 방문하여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는 방법밖에 없다면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지원금 신청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방법에 있어 입원이나 치료 중인 어르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긴급재난지원금은 계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1회성 지원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보다 간편한 대응책이 신속하게 강구될 필요가 있다. 어르신 입장에서는 담당 공무원이 자택이나 요양병원을 직접 방문하여 도와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인력이나 예산 부족으로 실행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기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방법을 모색해 봐야 한다. 예컨대 노인복지센터 소속 독거노인 생활관리사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생각해 보거나, 동네 사정을 잘 아는 통장이나 이장의 도움을 받아 신청하는 방법, 시민단체나 대한노인회, 방문요양보호사 등의 도움을 받아 신청하는 방법 등 기존의 복지 네트워크 활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민법상 성년후견제도나 특정후견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겠으나 이는 법원 절차 이용에 따른 불편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다소 적합성이 떨어질 수 있다. 가급적이면 고령 어르신들이 편하고 원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빠른 시일 내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고민이 해소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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