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개발한 '램시마SC(피하주사 제형)'가 유럽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염증성장질환(IBD) 적응증에 대한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아 앞으로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1~3달내 최종 허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29일 '램시마SC'가 지난 25일(현지시간) CHMP로부터 IBD 적응증 승인 권고를 획득했다고 공시했다. CHMP는 만장일치로 '램시마SC'에 대해 유럽 31개국 대상 판매 승인을 권고했다. CHMP는 의약품에 대한 과학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EMA에 허가 여부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로, CHMP의 허가 권고는 사실상 유럽 의약품 승인을 의미한다.

 

'램시마SC'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인 '램시마'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꾼 제품이다. 병원에서만 2시간 정도 정맥 투약해야 하는 '램시마'와 달리 환자가 집에서도 2주에 1회 직접 복부 등에 찔러 주사할 수 있는 편의성을 높였다. 이에 병원 이동 비용이나 시간, 진료비 등 환자의 추가 부담도 덜하다. 제형이 다른 만큼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의 중간성격인 바이오베터로 지난해 11월26일 품목허가를 받고 올 2월 출시됐다. 당시 허가된 적응증은 '류머티즘 관절염'이다.

 

이미 류머티즘관절염과 염증성장질환 등에 처방되고 있는 '램시마'는 기존 오리지널약 '레미케이드'가 차지해온 유럽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대체한 상태다. '레미케이드'는 IV 제형밖에 없기 때문에 '램시마SC'는 편의성을 무기로 '램시마' 제품군의 장악력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0여년전부터 구상한 계획이 현실화를 눈 앞에 둔 셈이다.

 

'램시마SC'는 곧 IBD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은 뒤 유럽내 31개국에 세계 첫 SC제형 제품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유럽 승인을 획득한 뒤 같은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연내 나머지 66개국에 대해서도 허가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총 97개국 허가가 목표다. '램시마SC'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최단기간 승인을 목표로 신약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이를 위한 추가 임상도 순항 중이다.

 

'램시마SC'의 글로벌 유통과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진행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부각하며 초반 IBD 시장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실제로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에게 IBD 허가 전부터 '램시마SC'를 처방하는 의료진의 요청도 있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의 적응증 추가 허가가 가시화되면서, 앞으로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치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램시마SC의 주성분인 인플릭시맙은 염증성 장질환 분야 전문의들이 가장 선호하는 성분으로 평가받고 있어 향후 괄목할 만한 시장점유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11월 램시마SC의 유럽 최초 승인 이후, 올해 2월 독일을 시작으로 영국, 네덜란드 등지에서 성공적인 론칭을 마쳤고, 올해 연말까지 유럽 주요 국가로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세계 자가면역질환 시장 가운데 '램시마SC'가 속한 TNF-α(종양괴사인자) 억제제 시장규모는 지난해 처방액 기준 약 468억달러(약 55조원)로 계산했다. 이 중 IBD가 차지하는 시장은 약 30%인 140억달러(약 17조원)에 이른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