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논란이 결국 폭로전 양상으로까지 흐르면서 분위기가 심히 악화되고 있다.

최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셧다운을 명령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이 공개하면서 제주항공 분노를 표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르면 오늘 셧다운 지시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M&A 무산이 유력시된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 이스타항공에 대한 셧다운과 인력 구조조정 지시 등 M&A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쟁점에 대해 전반적인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M&A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일체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측은 최근 잇따라 녹취파일과 회의록 등을 공개하며 이 같은 주장이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전날 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는 3월20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셧다운하는 것이 예를 들어 나중에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열린 3월 9일과 10일 양사의 간담회 회의록에는 제주항공이 기재 축소(4대)에 따른 직원 구조조정과 비용 통제를 위한 전 노선의 운휴를 요구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체불 임금 역시 그동안 제주항공이 주장한 바와 달리 제주항공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내용이 수차례 언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셧다운과 임금 체불 등에 대한 책임을 놓고 양측이 진실 공방을 벌이던 가운데 이 같은 녹취파일과 회의록이 공개되며 제주항공은 도덕성에 타격을 입게 됐다.

또 그동안 제주항공은 M&A 지연 책임이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이스타항공의 책임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이번 건으로 M&A 지연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희망퇴직 계획은 양사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전부터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사안이라고 반박하고 나서 이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 체불 해소 책임에 대해서도 제주항공은 "딜 클로징을 빨리 해서 지급하자는 원론적 내용이며 클로징 전에 책임지겠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 대표의 통화 내용 녹취 파일과 임원진 간담회 회의록,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보낸 인력조정 계획안과 파일 정보 등이 공개되며 진실게임을 넘어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폭로로 갈등이 더 커진 만큼 양사의 M&A가 결국 무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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