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끝내 이스타홀딩스가 선행 조건을 완결하기 못해 전에 맺은 인수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파기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만약 제주항공이 손을 떼면, 이스타항공은 곧장 파산 위기에 몰리게 된다. 이 경우 실직자만 1600여명 발생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16일 입장 자료를 내고 "(마감 시한인)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 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어제(15일) 이스타홀딩스에서 계약 이행과 관련된 공문을 받았다"며 "이스타홀딩스가 보낸 공문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계약 선행조건 이행 요청에 대해 사실상 진전된 사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계약 해제 요건이 충족됐다는 것이 제주항공의 입장이다.

제주항공은 "다만 정부의 중재 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빚더미에 앉은 이스타항공까지 인수하면 제주항공까지 흔들릴 수 있어 현 상태로 인수를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제주항공이 M&A를 포기하면, 이스타항공은 즉시 파산 위기로 몰린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실직자 1600여명이 발생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미지급금 1700억원 중 3월 이후 발생한 800억~1000억원을 해소하기 위해 리스사와 조업사, 정유사 등에 비용 탕감을 요청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체불임금 250억원 중 70억원에 대해 고용 유지를 전제로 조종사노조를 포함한 직원들의 임금 반납 동의를 구하기는 했으나 제주항공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제주항공은 16일 보도자료에서 “제주항공은 15일 이스타홀딩스로부터 계약 이행과 관련된 공문을 받았다”면서 “이스타홀딩스가 보낸 공문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계약 선행조건 이행 요청에 대하여 사실상 진전된 사항이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정부의 지원책에 따라 인수 성사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정부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경우 17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다만 정부는 추가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두 항공사의 협상에서 진전된 상황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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