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사실상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가운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손을 뗄 경우 이스타항공은 파산이 불가피하다. 그 경우 1600여명의 실직자가 발생하기에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애가 타는 모습이다. 특히 노조는 “제주항공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면서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주식매매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됐다는 제주항공 경영진의 발표는 비양심과 무책임의 극치고, 자본의 냉혹성과 악랄함을 보여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제주항공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모회사 이스타홀딩스 측이 계약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못했다면서 주식매매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언제든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를 무산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상 M&A 무산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유력하다. 다만 정부의 중재 등을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결정은 추후로 미뤄 여지를 남겼다.

노조는 이와 관련 "제주항공으로선 상황을 유지시켜 체불임금을 누적하고 파산의 위협을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원하던 인력감축을 완수 할 수 있을 것이고, 고용을 빌미로 더 많은 정부 지원금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설령 계획이 실패하더라도 이스타항공을 파산시켜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이어 정부를 향해서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하에서 고용안전망을 주 과제로 외쳐왔지만 사태를 방치한 문재인 정부와 여당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뒤늦은 중재에 나섰지만 제주항공 경영진은 정부를 비웃듯 또다시 최종 결정을 미뤘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노동자들을 농락하며 짓밟고, 정부와 여당마저 우리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할 지라도 우리는 끝까지 투쟁해 소박하고 정당한 일터를 지킬 것"이라며 "정부가 적극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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