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대한항공도 위기에 처했지만, 화물 실적 급등으로 이를 넘겼다.

전세계 항공업계가 죽을 쑨 가운데 대한항공은 오히려 흑자 전환에까지 성공해 눈길을 끈다.

여객 부문의 부진은 여전하지만, 화물 부문이 계속 선전해 하반기에도 실적을 뒷받침해줄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여객기 위주로 항공 사업을 영위하던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영국항공 등은 지난 5월~6월 화물 운송실적(FTK)이 전년 동기 대비 30~45%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여객기 운항이 급감하며, 여객기 하부 화물칸(벨리)을 활용한 화물 수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화물 운송실적이 10% 이상, 2분기 기준으로는 약 17% 증가했다. 2분기 화물부문 매출도 1조22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95%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화물 부문 호조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6909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분기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대한항공은 정비 점검과 관리를 통해 화물기 가동률을 전년 대비 22%까지 높아고, 효율적인 운항 스케줄과 항공기 운영에 나섰으며 수요 유치에 노력한 점을 흑자의 비결로 꼽았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 화물사업이 하반기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여객 부문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오히려 공급 부족으로 인한 화물 부문의 호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하반기에도 항공화물사업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여객기의 운항이 하반기에도 크게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객기 운항이 증가하지 못하면 벨리 스페이스를 통한 항공화물 수송도 어려워 항공화물 운임은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긴급방역물품 수송 수요 감소로 항공화물 운임은 하반기에 점진적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안진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화물 부문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견조한 실적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대형 화물기의 강점을 살려 지난 5월부터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으며 물량 확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3분기 화물 운임은 2분기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4분기 화물 성수기 시즌 도래,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화물 공급 부족 지속 등 감안 시, 하반기에도 항공화물 매출은 견조할 것"으로 관측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화물 운임 하락과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증가로 2분기 대비 감익이 예상되지만, 4분기에는 화물성수기 진입에 따른 운임 재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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