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한 신라젠이 일단 상장폐지 위기는 넘겼다.

그러나 완전히 결정된 게 아니라 단지 연기만 된 것일 뿐이라 상폐 위험은 여전하다. 약 17만 명에 달하는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속 타는 마음으로 코스닥 기업심사위원회의 결정만 바라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기심위는 지난 6일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 결정을 내리지 않고 이를 속개하기로 했다.

신라젠은 앞서 문은상 전 대표가 물러난 뒤 유일한 사내이사였던 양경미 부사장까지 퇴사하면서 경영정상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신라젠은 오는 9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현재 경영지배인인 주상은 전무와 이권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후 공동대표체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심위는 이와 관련해 경영개선 계획을 다시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심위는 경영투명성과 영업 지속성, 재무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신라젠은 앞서 전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를 받으면서 지난 5월4일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주식 종가는 1만2100원이다. 거래소는 지난 6월19일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신라젠은 7월10일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고 이후 6일 기심위 심의가 열렸다.

이번 속개 결정으로 소액주주들은 일단 한숨은 몰아쉬면서도 초조함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액주주 16만8778명이 투자한 주식은 6230만주로, 시가총액 규모는 7538억원에 달해 전체 시총 8666억원의 90%에 육박한다.

최대주주는 385만637주(5.38%)를 보유한 문 전 대표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5월29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업무상배임 및 업무상배임미수로 구속기소됐다. 2대 주주(지분율 1.4%)인 곽병학 전 감사도 5월4일 자본시장법과 특경가법(배임) 위반으로 구속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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