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일 내놓은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8% 오르는데 그쳤다. 전달까지 10개월 연속 1%대에 머물던 물가상승률이 결국 0%대로 진입한 것이다. 전월 대비는 0.2% 올랐다. 14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999년 9월 전년 동월 대비 0.8% 오르며 1% 미만을 기록한 바 있다. 14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물가가 0%대에 진입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물가안정을 반기기보다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디플레이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소비여력이 바닥을 치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기획재정부는 아직 디플레이션 단계는 아니라고 한다. 10.8. 금년 제22차 경제장관회의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우리경제는 주요 경제지표에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8월중 광공업 생산이 전월대비 1.8% 증가하였고, 8.28일 전월세 대책 후, 수도권 주택가격이 4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위기 우려가 높은 가운데에서도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지속되어 다른 나라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물론 미국 연방정부 예산안이 타결되지 않고 있고, 국내 일부 기업이 어려움에 봉착하는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므로 경제 활력제고를 위한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하였다.

 반면에 지난 2일 아시아경제신문, 아시아경제팍스TV, 국회 정무위원회 공동 주최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뉴노멀 시대 금융투자를 말한다'라는 콘퍼런스가 열렸다. 여기서 하용현 현대증권 센터장의 '디플레이션 시대 대응전략'이라는 강연이 있었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뉴노멀 시대가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중요한 것은 사전예방이다. 문제는 예방을 시작하는 타이밍이다.

 일본 경제 장기불황에 대한 탁월한 분석가로 꼽히는 노무라 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 리처드 쿠는 ‘대침체의 교훈’에서 일본경제가 장기침체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일본 재정정책의 적절한 부양책 덕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일본 장기불황은 과잉부채로 인한 자산버블의 형성과 붕괴라는 측면에서 1930년 대공황,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선상에 놓고 동일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침체는 블루칩기업마저 채무상환에 매달리면서 은행에는 돈이 넘쳐나는데도 총수요 감소,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즉, 이자율이 제로수준인데도 채무를 상환하는 기업들의 행태를 일반적인 거시경제학에선 설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어떻든 우리나라만큼은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장기불황을 막아야 한다. 대통령도 재정 부양책 시행 방법이나 시기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자금수요 위축과 총수요 감소로 인한 경기침체가 없도록 하는 것도 창조경제가 맡은 임무의 하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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