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일지형식의 마라톤 저서 최초 시도

 

▲ 매일 양재천을 달리며 건강한 하루를 보내는 허정회 작가

최근 우리나라 최초로 마라톤을 일지 형식으로 써서 책으로 발간한 ‘발과 마음과 혼으로 달린다’가 서점가에서 화제다.

이 책을 쓴 허정회 작가는 서울대를 나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국회, 보건복지부, 경기도 경기복지재단 등에서 근무한 평범한 달림이로 10여년전 마라톤에 우연히 발을 들여놓은 후 마라톤 풀코스를 72회 완주할 정도로 마라톤에 푹 빠진 마라톤 전도사다.

허정회 작가를 만나 책을 쓰게 된 동기와 마라톤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발과 마음과 혼으로 달린다’를 출간했다. 출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발과 마음과 혼으로 달린다’는 달리기에 재능이 없는 평범한 사람도 꾸준히 연습하면 마라톤 풀코스라는 보통사람들이 감히 엄두도 못내는 힘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평범한 달림이의 마라톤일지입니다.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마라톤 완주를 통해 자신감을 북돋워주고 몸의 건강과 마음의 활력을 넘어 정신까지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 마라톤을 시작한 지 10년이 되는 올해 그간 틈틈이 써 놓았던 글들을 정리해 한권의 책으로 내놓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여러 달림이들이 단편적으로 마라톤 완주 후기를 써서 동호회 홈페이지 등에 게재한 바는 있으나 책으로 출간한 것은 ‘발과 마음과 혼으로 달린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입니다.

외국에서는 자신들의 스포츠 경험 등을 책으로 써서 출간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경험담을 쓴 책들은 별로 없습니다.

저 또한 마라톤을 하기 전에는 서울대학교 총산악회장을 지낼 정도로 산과 친하게 지내며 등반도 많이 했습니다만 글로써 남기는 것에는 인색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내어 이번에 시도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 마라톤을 시작하시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2002년 5월 한일월드컵이 전국을 강타할 때 스페인어 자원봉사를 하던 때입니다. 그때는 수영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을 무렵인데 귀에 중이염이 생겨 수영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집근처 운동장에서 30분 정도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열흘 정도 지나 귓병은 다 낳았는데도 달리기의 매력에 빠져 수영장으로 갈 생각이 없더라고요. 달리기의 매력이 무서운거죠.

그때부터 달리기 세상에 입문해 10년만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 72회, 하프코스 완주 26회를 기록할 정도로 달리기에 열중했습니다.

달리기후 몸무게도 많이 줄고 특히 혈압도 아주 많이 좋아졌습니다.

 

마라톤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영화가 종합예술이라 하면 마라톤은 종합스포츠입니다.

책 제목 ‘발과 마음과 혼으로 달린다’처럼 발로 달린다는 것은 몸으로써 달리는 것이고 마음으로 달린다는 것은 느끼면서 달리는 것이고 혼으로 달린다는 것은 강한 정신력으로 달린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달리면 힘들어야 정상인데 행복하다는 것은 모순이지요. 그러나 그 고통을 이겨내며 달리다보면 저절로 행복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라톤은 절대로 몸만으로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몸과 마음과 혼으로 달리는 것이죠.

일등은 있지만 완주만하면 모두가 우승자라고 생각하는 이상한 경기, 일등보다도 오히려 꼴찌에게 더 많은 갈채를 보내는 비상식적인 게임. 이것이 바로 마라톤입니다.

책 내용중에 “나는 왜 이런 힘든 달리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건강을 위해서인가, 목표에 도전하고 이룬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달리기 그 자체의 쾌감 때문인가. 모두 맞을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 달리기면서 내가 달리는 이유를 또 하나 찾아냈다. 바로 인간애(人間愛)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똑같은 인간 속에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서로 아끼며 돕고 살아가야 하는 숙명적인 존재임을 모든 사람들이 깨달을때 진정 이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제가 달리는 이유입니다.

마라톤 이외에도 서울대 총산악회 회장을 역임한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으로도 유명하십니다. 등산의 매력과 그동안 종주하신 산을 소개해 주십시오.

서울대 농대 산악회는 올해로 역사가 50년이나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학산악회입니다. 지난 5월에 서울대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제가 72년 학교에 입학하고 회원이 되면서 산과 인연을 맺게 되었죠.

산은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것들을 제공하고 있지요. 아름다운 풍치, 공기, 물, 나무 등을 주기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댓가는 바라지도 않고요.

이처럼 산의 그런 정신을 본받고 싶어 산을 좋아하게 됐고 등산을 통해 산을 닮고 싶은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여기에 등산을 통해 얻어지는 건강은 덤으로 생각할 수 있고요.

그간 저는 설악산과 지리산, 한라산 등을 비롯해 국내 유명산 대부분을 종주했고 특히 2000년대 초 백두대간 종주는 가장 기억에 남을 정도로 짜릿했습니다. 정상에서 밑을 바라보는 기분은 정상에 서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해외 산으로는 일본의 3대 명산이라 불리우는 다이센(대산, 해발 1709m)을 올랐습니다.

제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우리나라의 제일 명산은 가깝기도 하고 쉽게 오를 수도 있는 북한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서울이라는 대도시 근교에 가깝게 그리고 아무 때나 쉽게 등산할 수 있는 산이 전 세계적으로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등산과 마라톤중 선택하라고 한다면.

마치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중 누가 더 좋냐고 하는 것과 같은 질문이네요. 등산은 등산이 지니는 가치와 매력이 있고 마라톤 또한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지요.

운동적으로는 둘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서 우리 몸의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는데 둘도 없이 좋은 운동입니다.

다만 최근 등산 인구의 급증으로 우리 산이 몸살을 앓고 있어 걱정입니다. 등산은 마라톤과 더불어 제일 자연스러운 운동인데 너무 호화스럽게 변하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요. 요즘 산에 가면 800m 등산을 하면서 8000m급 등산장비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요.

 

▲ 춘천마라톤에서 역주하는 허정회 작가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현재 72회의 풀코스 완주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100회 완주가 목표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글중 하나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애기애타(愛己愛他)’ 입니다.

나를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라.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죠.

앞으로의 삶은 지금까지보다 남을 돕고 남과 함께 어울려 사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럴려면 저 자신부터 무리하지 않고 건강해야 되겠지요.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달리기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어느 부모도 이렇게 달려야 한다고 아이에게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5000m와 10000m 그리고 마라톤까지 우승한 체코의 에밀 자토벡은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고 말했습니다. 달리는것은 본능인거죠.

모든 성인병의 원인은 달리지 않아서 생깁니다. 성인병은 게으름병입니다.

접근성이 용이하고 안전한 장소를 선택하셔서 운동을 하십시오. 비싼 돈이 들어가는 운동이 아닌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운동을 꾸준하게 실천하다 보면 건강은 덤으로 찾아옵니다.

운동은 40대 이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과목입니다. 여기에 제가 추천하는 운동은 달리기입니다.

달리기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최적의 운동입니다. 어느 운동이건 나름대로의 타고난 소질이 밑바탕이 있어야 하는 법인데 달리기는 그저 튼튼한 다리와 적당한 심폐기능만 소지하고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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