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희 송파구청장

 

새 마음 새 각오로 무장한 ‘민선 6기 송파호’가 출범한 지도 어느덧 반년. 서울 송파구는 ‘대한민국 대표 행복도시’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더욱 발전된 송파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박춘희 구청장을 만나 희망찬 미래를 위한 로드맵을 들어봤다.

재선에 성공한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지난 민선 5기 동안 ▲책읽는 송파 캠페인 ▲강남권 최초 잠실관광특구 지정 ▲리브컴 어워즈(LivCom Awards) 송파 국제대회 개최 ▲송파실벗뜨락 및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개관 등의 굵직한 사업을 펼치며 구의 위상을 높였다. 덕분인지 9월 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014 자랑스런 대한국민 대상’ 지방자치행정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박춘희 구청장은 여전히 바쁘다. 아니, 더 바쁘다. 새 각오로 더욱 발전된 송파를 꿈꾸기 때문이다. 주민들과의 소통은 물론이고, 도시의 품격을 높일 다양한 사업까지 구체화하며 지난 5개월을 보냈다. 이렇게 탄생한 ‘민선 6기 송파호’를 말한다.

 

- 요즘 송파구에 좋은 소식이 들리던데요. 최근 근황에 대해 말해주세요.

최근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10월 28일부터 엿새간 홍콩에서 열린 ‘제6차 AFHC(서태평양지역 건강도시연맹) 국제 컨퍼런스’에 참가했습니다. 여기서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도시들을 시상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송파구는 2관왕에 오르며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임을 인정받았습니다. 우선, WHO(세계보건기구)는 어린이들의 손상(損傷)예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과학적인 시스템을 마련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건강도시상(WHO Recognition for Healthy cities)’을 수여했습니다. 또, WHO의 지역기구인 서태평양지역 건강도시연맹(AFHC)은 ‘창조적인 개발상(Awards for Creative Development in Healthy Cities)’으로, 건강관리에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주치의 서비스’를 선정했습니다. 2개의 상을 수상한 것도 물론 기쁘지만, 이렇게 큰 상을 우리 직원들이 직접 준비하고 추진했다는 점이 더 뜻 깊습니다. 다른 자치구와 달리 외부용역이 아닌 직원들이 오롯이 준비해 성과를 낸 것으로, 현장에서 더 특색 있고 훌륭하다는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트위터 반상회‘와 ’트위터 민원창구‘ 등 SNS를 통한 주민들과의 소통창구 또한 국내외에서 주목받았습니다. 10월 24일엔 ’제4회 대한민국SNS대상‘에서 2년 연속으로 기초자치단체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고, 11월 5일에는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열린 ‘제2회 위고어워즈(WeGo Awards)에서 68개국이 응모해 가장 경쟁률이 치열했던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SNS 뉴미디어를 통한 행정소통시스템’으로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 지난 10월 홍콩에서 열린 ‘AFHC 국제컨퍼런스’에서 ‘WHO 건강도시상’을 수상한 다음, 신영수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민선 6기의 구정방침이 있으신지요?

소통입니다. 지난 5기 때도 현장행정을 강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구정기조는 소통이었죠. 소통행정을 주제로 한 책도 출간했고, 1400여명의 구청 직원들과 일일이 점심식사를 하는 도시락 소통도 진행했습니다. 또, 오후의 수다나 이동구청장실, 힐링타임 등 제각기 다른 이름의 다양한 형식으로 각계각층의 주민들과 대화도 나눴습니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주민들과의 소통은 살기 좋은 도시, 행복한 송파를 만들기 위한 구정 추진의 훌륭한 기폭제가 됐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의미 있는 날에 특별한 행사를 하는 대신, 주민들과의 소통 대장정을 택했습니다. 취임 첫날을 거창한 취임식 대신 취약계층 나눔봉사로 시작했어요. 취임 첫 행사도 10대 청소년부터 70~80대 어르신까지 200여명의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송파의 미래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송파비전 2020 대토론회’였습니다. 또, 취임 100일을 맞아 10월 초부터 한 달가량 26개 동을 순회하며 현장에서 주민들과의 즐거운 티타임을 갖는 ‘오후의 수다’를 가졌습니다. 이렇게 격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주민들의 목소리를 더 귀담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구청 정문에 보면 ‘앞서가는 송파, 당신을 담습니다.’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민선 5기 캐치프레이즈인데, 모든 구민들의 생각을 담아서 모든 분야에서 앞서가는 선진행정을 펼치겠다는 의미랍니다. 6기가 출범했지만, 그 모토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마음으로 공감하고, 그에 부응하는 행정 서비스를 뒷받침하며 진정한 소통행정을 이뤄나가겠습니다.

 

▲ 지난해 12월20일 구청 대강당에서 구정에 대해 토론하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송파구민 300인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박 구청장도 토론자로 참여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

- 이번 민선6기를 대표하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모든 사업들이 의미 있지만, 이번엔 주민들이 우선되는 사업을 말하고 싶습니다. 가장 중점을 두고 준비하는 사업은 청소년들의 여가를 지원하는 일입니다. 지난 연말 열린 ‘구민 300인 원탁토론’에서 구민들이 가장 많이 동의한 의제였습니다. 자유롭게 주제를 정하고 가장 시급한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는데, 많은 주민들이 청소년 문제에 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사실 청소년 문제는 저출산․고령화에 밀려서 약간은 소홀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 청소년들은 입시 위주 교육, 경쟁사회에 내몰려서 건전한 여가를 보낼 시간과 공간이 없습니다. 어둡고 음침한 곳을 찾게 되고, 기껏해야 PC방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죠. 학교폭력이라든지 왕따 같은 문제도 결국 그 배경은 음지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이건 분명 사회적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라는데 우리 주민들이 공감한 거라 봅니다. 우리 미래 세대들의 올바른 성장, 지덕체가 조화롭게 자랄 수 있는 지역사회를 위해서라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목소리를 귀담아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인성 교육을 위한 ‘청소년 여가지원센터(가칭)’를 건립하고, 학교·도서관·공공시설 등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문화체육‧진로 적성 프로그램도 지원하겠습니다. 또 청소년수련관 같은 기존 시설에서 문화체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꿈이 더 크고, 더 밝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 직업체험 프로그램도 신설할 생각이랍니다.

또, 일자리와 복지, 나눔이 함께 어우러진 행복나눔센터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복지서비스 체계는 어느 정도는 공급자 위주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서비스가 중앙정부와 매칭펀드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각 서비스마다의 연계라든지 유연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죠. 예를 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복지 따로 일자리 따로 이렇게 나눠서 지원하다보면 그분들 입장에서는 체감도나 실효성에 있어서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안 그래도 상실감이 큰 분들인데, 행정적인 절차가 까다롭다고 생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행복나눔센터에서는 위기 가정이나 저소득층이 한 번 방문하기만 하면, 복지 서비스는 물론이고, 일자리와 주변 이웃들의 도움까지 종합적인 해결방법을 강구할 수 있도록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생각입니다.

 

▲ 송파구 대표 도서관인 ‘송파글마루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외에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나갈 사업이 있으신지요?

민선 5기 때 추진했던, 그 중에서도 구민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사업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책 읽는 송파’ 캠페인이 있습니다. 주민들이 지역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사업이라며 호평해주신 사업인데요.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서 수도권 유일의 책 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도서관과는 차별화된 콘텐츠, 기왕이면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에게까지 어필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울 것입니다. 동서고금, 미래의 책과 관련한 역사와 문화를 한 곳에 집대성해서 책 읽는 송파의 메카로 삼고, 도시의 품격과 도시민의 내면을 동시에 살찌우겠습니다. 책 읽는 분위기, 도서관 중심의 풍토가 저변에 깔리면, 지역 사회의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겠죠. 교육 환경도 좋아지고, 학업 성취도도 올라갈 것 입니다.

▲ 잠실관광특구

또, 구민들의 칭찬이 높았던 잠실관광특구도 더 넓은 시각으로 접근하겠습니다. 2012년 3월 강남권 최초로 지정된 잠실관광특구는 올림픽공원~방이맛골~석촌호수~123층 롯데월드타워를 아우르는 서울 최대 면적(2.3㎢)을 자랑해요. 이번 임기엔 송파구가 지닌 다양한 관광 인프라에 문화콘텐츠를 더해 관광도시로서의 색을 입힐 계획이 있습니다. 창작뮤지컬 ‘온조’나 한성백제문화제, 서울놀이마당 전통공연을 좀 더 보완하는 것은 물론, 석촌호수 주변을 문화예술이 흐르는 거리로 변화시키는 것도 추진 중이랍니다.

▲ 올해 가을, 석촌호수에 찾아온 ‘힐링오리’. 10월 중순부터 32일간 전시된 ‘러버덕 프로젝트’엔 500만 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했다.

특구지역 뿐만 아니라, 잠실관광특구를 중심으로 한 관광벨트 조성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송파 전체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해나갈 예정입니다. 잠실종합운동장 재개발이나 풍납동 미래마을 등 송파 전역을 관광벨트화해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송파구에 방문하신 분들이 잠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송파구가 지닌 자원들을 활용하며 관광의 중심지로 발전시켜나가겠습니다.

 

- 구체적인 세부계획은 세우셨는지요?

이번 민선 6기의 미션은 ‘대한민국 대표 행복도시, 송파’입니다. 미션 달성을 위해 10개의 핵심 전략을 세웠습니다. ▲365일 마음 편한 ‘안전’ ▲평생 살고 싶은 ‘도시’ ▲막힘없는 ‘교통’ ▲숨쉬기 편한 ‘환경’ ▲활력충전 ‘경제’ ▲新 한류창조 ‘문화관광’ ▲함께 누리는 ‘복지’ ▲꿈이 영그는 ‘교육’ ▲백세 행복 ‘건강’ ▲책임과 진심 ‘행정’ 등으로, 행복 송파를 만들어갈 큰 틀이 되겠죠. 여기에 구체적인 세부 계획까지 더하며 실천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10대 핵심전략은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한 결과라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만난 수많은 주민들이 들려주신 의견들을 모아 구성하고, 발전시킨거죠. 지난 민선 5기와 선거기간을 전후해 주민들이 들려주신 많은 바람을 귀담아 비전을 수립하고, 핵심과제 선정에도 반영했답니다.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전문성’이라는 기반도 갖췄습니다. 지난 9월 각계각층의 추천을 받은 전문가 58명으로 자문단을 꾸리고, ‘행복송파정책자문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주민소통‧교육, 문화관광‧경제, 복지‧건강, 안전‧교통, 도시‧건설, 환경‧녹지의 6개 분과로 나뉘는 이들은, 구정 전반에 걸쳐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한민국 행복도시를 위한 기본 골자는 완성됐습니다. 여기에 바람을 담은 주민들의 목소리와 식견을 갖춘 전문가들의 자문을 더해 청사진을 하나하나 그려나가겠습니다. 주민의 입장에서, 주민의 눈으로, 주민의 뜻에 따라 구정을 운영하겠다는 4년 전 약속을 이어가겠습니다.

 

▲ 낮은 행보로 민선 6기를 시작했다. 취임 첫 날을 장애인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으로 보냈다.

-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민선 5기의 성공을 지렛대 삼아 민선 6기에도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 겸손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행정, 주민을 주인으로 하는 행정을 펼칠 겁니다.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살기 좋은 송파’를 함께 일궈왔듯 앞으로도 더 밝고 행복한 송파로 이끌어 나갈 계획입니다.

더 많은 주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을 시작으로, 더 행복한 개인, 아무 걱정 없는 가정, 살맛나는 지역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안전, 복지, 교육, 경제, 문화 어느 한 분야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송파구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발전하는 도시입니다. 현재 구의 3분의 1이상이 개발 중으로, 더 큰 변화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4년보다 앞으로의 4년이 더 중요한 이유랍니다. 10년, 20년, 100년을 내다보고 송파의 기틀을 하나하나 튼실하게 다져나가겠습니다. 역동성을 더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입혀 대한민국 대표도시로 가꿔나가겠습니다.

논어 헌문편에 수기이경 수기이안인(修己以敬 修己以安人)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가르침대로 앞으로 4년 동안 열심히 저 스스로를 채찍질해서 온전히 주민들을 주인으로 섬기고, 또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신현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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