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스마트비즈니스도시 ‘제주’

 

그동안 도정을 이끌어온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부침이 좀 있었습니다. 새로운 발전의 틀을 다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맷집도 더 세진 것 같습니다. 도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천적 방안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하고 있고, 1분 1초를 아끼며 제주를 위해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임하고 있습니다.

취임 6개월을 평가해 보신다면?

제주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온 시기입니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난개발, 한·중 FTA, 강정마을 갈등 해소 등 해묵은 과제들은 서로의 차이를 좁혀가며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장 도지사실을 통해 많은 도민들과 만났고, 그때 주신 여러 아이디어들 가운데 정책으로 연결된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제주의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듣고 싶습니다.

제주가 지닌 가치는 매우 큽니다. 아름다운 자연, 제주사람들이 계승해온 정체성과 도전정신, 문화에 기초해서 창의성을 더한다면 경쟁력은 충분합니다. 전통과 문화가 있고, 쾌적하고 여유로운 생활도시로서 품위가 있는 고품격 체류형 휴양관광지, 나아가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고 바람으로 자동차가 달리고 생활 속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스마트비즈니스도시 제주를 만들고 싶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대표적인 체류형 관광지로는 하와이가 있고, 경제허브 국제도시로는 홍콩, 싱가폴, 문화도시로는 프랑스 파리, 생태환경도시로는 브라질 꾸리지바 같은 곳이 있는데, 이들 도시의 장점을 모두 합쳐 살려낼 수 있는 곳이 우리 제주입니다. 조심스럽지만 욕심낼 만합니다.

▲ 도정핵심과제 추진계획 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는 원도지사

새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그동안은 난개발 방지, 대규모 개발투자원칙,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후속대책을 마련하는데 매진해왔습니다. 앞으로 경제, 문화, 환경, 복지를 중심으로 제주의 미래 가치를 키우는 일, 아픔과 과거를 넘어서는 일, 안전하고 활기찬 민생을 위한 일들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됩니다. 새해에는 관광· 1차산업·전기차 등에 ICT 기술과 수출 등 마케팅을 접목한 창조산업화를 통해 경제를 새롭게 살리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제주 미래비전 계획의 수립, 민관 협치의 정착, 제주를 통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구체화, FTA 후속대응도 필요하지요. 특히 제주의 미래가 걸려 있는 공항 건설, 복합리조트의 방향, 친환경 전기차 보급 확대 부분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 합니다.

새해 경제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제주경제방향은 어떻습니까?

유가하락, 엔저 장기화, 러시아발 위기 등 세계경제가 예측불허입니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중국경제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1, 2년 안의 성과도 만들어내야 하지만, 근본적인 체질 변화가 필요합니다. 전기차, 풍력발전, 용암해수와 관련한 첨단제조업도 제대로 시동을 걸어야 합니다. 글로벌기업, 두뇌기업, 첨단기업들을 더 많이 유치하겠습니다. 십 몇 조가 투자될 공항 인프라 확충이 본격화되면 제주는 지속적인 호황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유통물류체계 선진화를 통한 부담완화, 제주의 가치를 키우는 투자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집중하겠습니다.

▲ 원도지사가 가락시장을 방문해 제주감귤을 홍보하고 있다.

관광객 1,200만 시대를 열었지만 과제도 많습니다.

서울엔 강남스타일이 있다면 제주에는 제주스타일이 있는 겁니다. 제주올레처럼 제주다운 것을 찾고 키워야 합니다. 제주 와서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모든 것, 여기에서 만나서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체험하는 모든 시간들 속에서 제주관광만의 스타일을 재탄생시켜야 합니다. 5년, 10년 안에 다 이룰 수 있습니다. 큰 틀에서는 시장다변화, 고품격 관광상품 개발, 관광서비스의 선진화, 실질적인 도민소득 증대, 그리고 공항, 복합리조트 같은 인프라도 발전해야 하지요. 외국인관광객은 300만 명을 넘어섰는데, 현재 20% 정도인 개별관광을 50% 수준 이상으로 올려서, 자유롭게 여행 와서 오래도록 편안하게 머물다 가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교통문제가 해결되면 노형 드림타워 사업 허가가 이뤄집니까?

신뢰를 쌓기 위한 녹지그룹의 노력은 인정합니다. 드림타워 사업도 높이를 기존 56층에서 38층으로 낮춰 신청됐습니다. 서로의 이견차가 많이 좁혀지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교통문제 뿐 아니라 경관, 상하수도, 쓰레기 등 복합적인 사항들에 대해 제주도는 물론 도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과정을 넘어야 차후에도 논란이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 자본에 대한 잇따른 제동(드림타워, 신화역사공원)으로 국제간 신뢰관계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생각이십니까?

제주는 2007년 이미 적정 환경용량의 3.1배를 초과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인구, 관광객이 급증했을 경우 자연환경, 용수관리, 교통, 에너지, 쓰레기처리 대책 등이 함께 마련되지 않는 개발은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개발도 지속가능한 환경 가치와 원활한 도시기능이 유지돼야 지속가능합니다. 그래서 218미터 초고층 고도문제, 교통혼잡, 상하수도와 전기공급, 과도한 분양형 숙박사업 등에 대한 합리적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자와 제주 모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개발과 보존의 조화에 대한 견해는?

제주의 1차적 가치는 청정한 자연입니다. 그 기초 위에 2차적 가치를 더했을 때 휴양, 헬스, 레저, 문화, 마이스 등 새로운 가치가 창조되는 것이지요. 난개발 문제 해소와 친환경 개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 제주의 고유한 자연환경을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자연친화적 관광자원 개발과 경관 가이드라인, 통합보전기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제주 산록도로 기준으로 한라산 방면은 경관과 생태환경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원도지사가 제설대책 상황실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지사님께서 제시한 ‘친환경 개발’ 원칙과 기준에 대해 국내외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구체화 할 것인지요?

개발도 좋지만, 어떻게 해야 제주의 가치가 높아질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관광자원인 한라산 중턱 이상은 보존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중산간도 깨끗한 산소, 깨끗한 물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청정지역으로 놔둘 곳은 지켜야 합니다. 난개발을 막고 좋은 투자를 활성화해야 제주발전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겠지요. 단기적으로 도시계획, 경관, 환경영향평가, 하수도에 대한 조례 등의 제도를 정비하고, 장기적으로는 제주 미래비전 계획을 마련하여 향후 법정계획인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도시기본계획 등에 반영해 나갈 계획입니다. 기본방침 발표 이전에 이미 절차가 완료된 사항까지 소급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제주 미래 가치와 부합되도록 적용 가능한 부분은 계속 보완되도록 협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국제적 수준의 카지노 감독기구 도입을 선언했습니다. 언제 설치됩니까?

내년 1월 조직개편이 이뤄집니다. 시작은 ‘합의제 행정기관’ 형태로 갑니다. 우선은 도청 내에 국이나 담당관 형태로 감독기구가 설치될 예정이고요. 독립적 감독기구 설치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하겠습니다.

카지노 설립에 부정적이십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 카지노 경영 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고, 실제 그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바꾸자는 겁니다.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대형 카지노가 있으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카지노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우려하는 일들이 없도록 관리를 잘해 나가겠습니다. 공개할 것은 철저하고 투명하게 할 것입니다.

람정제주개발은 이미 카지노 사업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업장 소재지 변경도 가능합니까?

법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영업소 소재지와 영업장 면적 변경 등을 신청하면 됩니다. 제주도에 카지노가 8곳이 있는데, 대부분 영세한 구조지요. 카지노산업이 이기는 쪽이 다 가져가는 제로섬(zero sum)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도내 카지노산업 전체용량을 고려한 절충점을 모색해야 합니다. 법률 정비가 필요한 사항은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우선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조례를 통해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국제적 수준의 카지노산업을 육성했을 때 세수 증대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요.

고객유치 브로커(정켓)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많게는 매출의 70~80%입니다. 이 돈은 공식 매출액에도 안 잡힙니다. 그래서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그렇게 될 경우, 도내 카지노 매출액은 2013년 기준 2,169억원보다 최소 몇 배 이상 늘어나고 매출의 10%를 부과하는 관광진흥기금도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2곳의 복합리조트에서 2012년 59억 달러의 카지노 매출을 올렸습니다. 기금 비율을 좀 더 올리고 투명하게 관리하면 1년에 수천억원의 세수를 확보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닙니다.

제주형 창조산업으로 꼽은 전기차, 풍력발전, 용암해수 등을 어떻게 육성할 계획입니까?

제주는 2030년 ‘탄소없는 섬’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불가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주가 만약 37만여 대의 자동차를 전기차로 100% 바꾸고, 육상풍력과 해상풍력, 태양광발전 등을 통해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바꾸게 된다면 그 자체가 엄청난 매리트가 될 수 있습니다.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고, 바람으로 자동차가 달리고, IT 기술을 접목해 전기를 똑똑하게 쓰고, 생활 속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스마트그리드 비즈니스 도시 제주가 되도록 준비를 잘 해 나가겠습니다.

▲ 행복바자회&작은음악회에서 캐롤을 부르고 있는 원도지사

전기차 특구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언제쯤 달성될까요?

2016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정부와 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전기차 보급 촉진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2015년 상반기에 제정할 예정입니다. 전기차 특구 조성 추진 T/F를 구성 운영하고, 국내외 특구지정 사례 분석, 제도적 근거 및 합리적인 추진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 2015년에는 전기차 특구 조성 전략 추진방안 연구를 진행할 것입니다.

새해에 전기차 1,500대를 추가 보급합니다. 전기차 추진방향은?

제주는 전기차 민간보급 특례, 전기차 구매지원기금 신설 등을 통한 상시구입지원시스템 마련, 전기버스․택시․렌터카 등 다양화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 폐배터리 활용 산업화 방안 등을 통해 글로벌 전기자동차의 메카로 만들어 나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3월 전기차 엑스포를 비롯해서 다양한 국제적 프로그램들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제주공항의 포화시점은 2018년이고 하루라도 빨리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할텐데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의 시급한 것은 정부, 국회, 국민 모두 공감하는 사항입니다. 공항이용객이 벌써 2,3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항공권 구하기도 정말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국토교통부에서 내년까지 공항 확충 방식과 장소, 시기 등에 대한 용역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객관적인 결과를 가지고 추진해야 합니다. 내년에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이 마무리되면,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 기본계획 수립 및 예비타당성 조사, 공항개발 기본계획에 의한 공항개발 사업자의 실시계획 수립 고시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입니다. 아시아 최고의 공항을 꿈꿔야 합니다.

(제주공항인프라 확충) 2022년 완공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10년 뒤 정도에는 새로운 공항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사용돼야 합니다. 그러나 통상적인 절차로 가면 착공시기는 2021년입니다. 그러면 너무 늦습니다. 청와대와 중앙부처, 정계에 건의해 이들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합니다. 활주로와 터미널 등을 갖춘 단순 공항 건설은 3년이면 가능합니다. 인천공항을 건설할 때와 마찬가지로 구역별 분리투자, 분리발주를 하면 됩니다. 진취적으로 가야 합니다. 그러면 2022년 완공될 수 있습니다.

제주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할 계획이신지.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는 세잔, 고흐도 머물렀던 예술의 도시입니다. 예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이 찾습니다. 저는 이걸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이중섭 같은 예술인의 위대한 감각이 서귀포에 고스란히 남아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스토리를 유산으로 만들고 국경을 넘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들여서 도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의 섬을 만들고 싶습니다. 예산의 3%를 문화예술에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제주문화의 원석을 가공하여 제주를 먹여 살리는 문화콘텐츠산업을 키우겠습니다. 원도심의 빈집을 문화의 사랑방으로 만들고 구역별로 특성 있는 생활형 문화예술특구가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찾아올 것입니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지사가 되셨습니다. 중앙정치에서 멀어졌다고도 볼 수 있는데...

다른 생각 안 하고 있습니다. 면적으로 보면 제주가 홍콩의 2배, 서울과 싱가포르 보다 약 3배 큽니다. 관광객은 1,200만 명을 넘어 2천만 명을 바라보고 있지요. 또 제주바다는 우리나라 전체 수역의 24.4%를 관할합니다. 그것을 제주도지사가 다 챙겨야 합니다. 제주만 생각하기에도 바쁩니다. 그리고, 제주에 오니까 좋은 게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한라산이 보입니다. 공기도 좋고 숨 쉬기가 정말 편합니다. 또 서울을 떠나, 제주에 있으니까 오히려 서울이 더 잘 보이는 면이 있더군요.

▲ 홀로 어르신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있는 원도지사

대권의 꿈이 궁금합니다.

그건 저도 모릅니다. 하느님, 부처님은 알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새해를 맞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양띠 해의 시작입니다. 양은 평화와 화목을 상징한다고 하지요. 사회성도 좋고 공동체로 운명을 같이하는 동물입니다. 이 기운을 받고 우리 제주, 또 국민 여러분 모두 화목하게 함께 일하고 함께 누리는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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