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 연주의 진면목 보이기엔 부족한 소품들 위주의 선곡"

지난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안드레이 가브릴로프와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 (세종 솔로이스츠 협연) 연주가 있었다.

▲ 실연 공연에 와야 가브릴로프의 제맛을 알 수 있을 듯한 연주로 벌떡 일어서서 바이올리니스트의 화려한 보잉을 연상하는 듯한 마무리는 가브릴로프의 여전한 전매특허였다. (사진: 브라보컴)

헝가리 출신으로 생전에 “ 리스트의 재래 ( 再來 )” 로 불리운 기요르기 치프라 (G. Cziffra) 이후 최고의 피아니스트란 평을 받은 가브릴로프와 러시아의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계보를 잇는 바딤 레핀의 공연은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게 적은 청중에다 자신들의 진면목을 보여줄 Concerto보다 소품 위주의 연주곡목을 짜 생각보다 공연 열기가 달아오르지 못했다.

5월 22일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가진 가브릴로프는 “음반은 음악의 본질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보여주기라도 하려는듯 쇼팽 발라드 2번과 4번에서 실연공연에서 감흥을 쏟아부으려는 듯한 연주를 들려줬다. 실연 공연에 와야 가브릴로프의 제맛을 알 수 있을 듯한 연주로 벌떡 일어서서 바이올리니스트의 화려한 보잉을 연상하는 듯한 마무리는 가브릴로프의 여전한 전매특허였다.

이날 가브릴로프 연주회의 하이라이트였던 후반부의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10 pieces from ballet Romeo & Juliet, Op. 75)도 관현악의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Pictures at an Exhibition)을 듣는 느낌으로 이러한 가브릴로프의 전매 특허가 자주 발휘됐다. 하지만 그의 연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이 러시아 영혼에 대한 끊임없는 대화라는 평(Peter Buske)을 들었던 것등에 비해 이번 22일의 연주회가 가브릴로프 피아노 연주의 진면목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던 소품들 연주였다는 인상을 떨치기 어려웠다.

이러한 느낌은 5월 18일 세종솔로이스츠와 두번째 협연을 가진 바담 레핀에게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레핀은 차이코프스키의 명상 op. 42 no. 1, 멜로디 op. 42 no. 3, 왈츠 스케르초 op. 34와 후반부에서 라벨의 치간느를 연주했는데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Sibelius Violin Concerto)나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Brahms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랄로의 스페인교향곡등 교향악단과 협연이 이뤄지는 콘체르토에서 볼 수 있는 바이올리니스트의 화려한 기교와 열정등 레핀이 갖고 있는 기량과 역량을 다 보여주기에는 소품 위주의 아쉬운 선곡들이란 인상을 떨칠 수 없었다.

▲ 세종솔로이스츠와 협연을 가진 바딤 레핀도 교향악단과 협연이 이뤄지는 콘체르토에서 볼 수 있는 바이올리니스트의 화려한 기교와 열정등 레핀이 갖고 있는 기량과 역량을 다 보여주기에는 소품 위주의 아쉬운 선곡들이란 인상을 떨칠 수 없었다. (사진: 세종솔로이스츠)

“세종솔로이스츠와의 협연연주를 좋아하며 현악 오케스트라의 특성상 소품 위주의 실내악이 됐지만 다음 무대에서는 콘체르토 위주의 큰 무대를 만났으면 한다”고 리셉션장에서 레핀은 자신의 연주 소감을 토로했다. 브리튼의 심플 심포니와 바그너의 ‘지그프리트의 목가 WWV 103’, 라벨의 치간느등으로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낭만적인 정서를 자극한 세종솔로이스츠는 레핀과 함께 멕시코 작곡가 Manuel Ponce의 가장 아름다운 소품중의 하나인 Estrellita(little star)와 Antonio Bazzini의 dance of the Goblins로 이런 아쉬움들을 달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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