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한공연의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의 글린카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전율 아직도 생생”

19년전 1996년 당시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던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RNO)의 첫 내한공연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들었던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의 전율을 잊을 수가 없다.

얼마나 빨리 연주하는 것이 관건인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의 경쾌하고 박력과 화려함, 유려함이 돋보이던 당시의 최고 열기의 지휘를 이끌던 플레트네프가 이후 내게 내한공연의 최우선 예매 관심사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피아니스트 김주영씨 역시 “진하고 강렬했던 RNO와의 첫 내한공연 추억”을 떠올리며 진정한 러시아 올드 보이들의 귀환으로 이번 연주의 특징을 규명(월간 객석 2015년 6월호)했는데 같이 공감한 사람을 만난 것 같아 반가운 기사였다. 7월1일(신세계클래식)과 7월2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미하일 플레트네프 &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 공연은 이런 전율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임했는데 여전히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는 미하일 플레트네프를 위한, 미하일 플레트네프에 의한, 미하일 플레트네프의 보이지 않는 잠재적 포스 영향력하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미하일 플레트네프를 위한, 미하일 플레트네프에 의한, 미하일 플레트네프의 보이지 않는 잠재적 포스 영향력하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 내한 연주 모습. (마스트미디어 사진제공)

예전 자신의 분신으로 평해졌던 만큼 플레트네프의 카리스마가 여전히 RNO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임이 분명하게 노정되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4번을 연주키위해 무대에 피아니스트로 등장했음에도 플레트네프는 현재 RNO의 트럼펫 수석 연주자로도 활동중인 부지휘자 블라디슬라브 라브리크에게 자신이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음에도 지휘 훈수를 한수 주는 느낌으로 연주회의 포스를 은연중 강하게 발산했다. 플레트네프의 앵콜곡 모차르트의 론도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일관하는 피아노 협주곡 24번과 좀 밝은 톤에서 대비되었다.

7월1일 RNO의 메인 레퍼토리였던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 연주는 1악장에선 20여년전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의 하늘을 찌를 덧 하던 열기는 어디에 갔나 하는 느낌도 있었지만 침울하고 어두운 음색으로 시작된 2악장부터 러시아 악단의 체취를 느끼게 하는데 손색없게 국내 오케스트라들이 흉내낼 수 없는 오리지널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 연주의 본토 오케스트라의 사운드와 음색으로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 연주의 모범을 제시했다.

첫날의 RNO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이 오리지널 연주의 표본이었다면 이튿날 있었던 라흐마니노프 교향곡2번 연주는 색채감있게 대비되는 듯한 대조를 이뤄 RNO 연주가 빚어내는 라흐마니노프 음악의 진가를 보여줬다. 암보에 의한 플레트네프 지휘의 감동적 실연으로 이틀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에서의 피아노 연주와 이후 무대에 선 지휘 모두에서 능한 연륜의 무게가 실린 만능 음악가의 면모를 재확인케 했다.

1부에서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제1번을 협연한 백혜선은 아기자기한 피아니즘과 매우 시적인 피아니즘이 돋보이긴 했으나 유트브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 2007년 8년전 플레트네프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3번의 협연을 통해 타건에 힘이 있고 힘차게 수놓던 때에 비해선 세월이 흐른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를 느끼게 해 이번 내한공연에서 RNO역시 다소 무뎌진 느낌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을 들려줬던 것이나 백혜선과의 협연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1번에서의 다소 처지는 연주력은 하늘을 찌를듯하던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이끌던 20여년전의 플레트네프의 그 시절을 더욱 그립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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