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슈베르트의 'Great‘와 흠잡을데 없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흠잡을데 없는 빅토리아 뮬로바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BBC필하모닉(10월 21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의 역동적인 슈베르트의 'Great' 교향곡9번 연주가 국내 클래식팬들에게 BBC필하모닉의 값을 새롭게 한 연주회였다. 협연자와 오케스트라의 클래스를 느끼기에 올해 들어 더할 나위 없는 콘서트였다고 할 만 하다.

특히 음표가 역동적으로 튀어오를듯 하던 스페인 지휘자 후안호 메나 지휘의 슈베르트 교향곡 9번(그레이트) 연주는 최근 들었던 슈베르트 '그레이트' 교향곡9번 실연 연주에서 최상급이었다.

사실 올가을 서울에서의 오케스트라 대전(大戰)의 서막을 열었던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레퍼토리가 모차르트 교향곡 40번과 41번의 인상적 모차르트의 밤을 선사했던 것은 상당히 주목할 만 했다. 하지만 베를린필과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와 자웅을 다투는 빈필의 명성상 대편성 레퍼토리의 부재가 주는 아쉬움은 감출 수 없었다.

▲ 흠잡을데 없는 빅토리아 뮬로바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BBC필하모닉(10월 21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의 역동적인 슈베르트의 'Great' 교향곡9번 연주가 국내 클래식팬들을 사로잡은 연주 장면. (사진: 빈체로)

이런 차제에 스페인계 지휘의 초신성으로 회자된 후안호 메나 지휘의 BBC필하모닉의 내한연주는 이런 아쉬움을 상쇄시키며 지휘자의 역동적이고 라틴계의 리드미컬한 열정의 지휘와 황홀한 음색으로 국내 팬들을 사로잡았다.

이런 후안호 메나의 역동적이고 리드미컬한 지휘는 한차례 정도 서울에서 더 공연일정이 마련돼 BBC필하모닉이 2주간의 마카오, 한국, 중국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여행투어중 상해 Oriental Arts Center에서 10월 25일 연주하게 될 'Introduction, Chant and Allegro', 'Pipa Pattern', 'Ink Wash Painting', 'Picture of Dancing Dragon'같은 다채로운 음악을 서울에서 듣지 못한 아쉬움을 더욱 아쉽게 만든다.

BBC필하모닉의 연주는 브람스 전곡 연주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연주를 가진 유카 페카 사라스테 지휘의 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이 당초 많은 기대를 모았음에도 생각보다 오페라홀의 음향적 악조건 때문에 감동적 연주가 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10월 내한한 외국 연주 단체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오케스트라 연주라 할 만 했다.

벤저민 브리튼의 '단순'교향곡으로 영국적 오케스트라의 단면을 소개한 BBC필하모닉은 호방하면서도 굉장히 섬세한 후안호 메나 지휘의 차분함으로 첫곡 연주부터 기대 이상의 수연(秀演)으로 관객들의 공연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올 하반기, 아니 어쩌면 올 한해 통틀어 내한 최고 공연의 몇위안에 들 수 있을 매우 인상적 연주가 아니었나 싶다. 해서 BBC필하모닉이 수원 Samsung Concert Hall에서도 서울과 같은 연주 곡목으로 연주를 가졌지만 한번 만의 일반 공개 콘서트로서는 아까울 연주회라는 생각에 가슴이 시리다.

참고로 마카오에서 있었던 BBC필하모닉 공연에 대해 현지의 Mark Choi라는 관객은 "음악이 편편했고 지루했다"고 평하면서 기대보다 완전히 좋지 못한 공연이었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반면 Yunxi Ho라는 관객은 "amazing concert"였다고 상반된 호불호의 의견을 개진했다. BBC필하모닉의 첫 여정이 마카오였던 점을 감안하면 BBC필하모닉의 중국에서의 연주 투어는 연주 퀄리티가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10월 26일부터 Suzhuo, Cultural Arts Centre에서 이어지는 중국 투어에는 한국의 사라장이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중국 클래식 팬들의 판결을 기다리게 된다. 서울에서 그녀의 메인 레퍼토리라는 평에 무색치 않은 군더더기 없이 흠잡을데 없을 바이올린의 음색으로 북구 노스탤지어를 들려준 빅토리아 뮬로바에 맞서게 될 사라장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에 중국 클래식 관객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자못 관심거리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