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에 읽고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그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한 청년이 열심히 살았지만 워낙 밑천이 없다보니 투자할 수 없어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으킬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악마가 나타나서 군침을 흘리게 하는 제안을 했습니다. 속이 안 보이는 병 10개를 보여주면서 이중에 하나에는 독이 있고 나머지 병에는 꿀이 있다는 것입니다. 만일 청년이 이중에 하나를 골라 마신 후 죽지 않으면 원하는 돈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청년은 처음에는 목숨을 소중히 여겨 단호히 거절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삶이 힘겨울수록 자꾸 악마의 제안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악마를 찾아갔습니다. 한 번만 시도해 보겠다고 마음먹고 떨리는 손으로 10개의 병 중 하나를 골랐습니다. 하나님께 한 번만 살려 달라고 기도하고는 마침내 선택하나 병을 마셨습니다. 다행히 꿀물이었습니다.
그는 신이 나서 악마에게 약속하나 돈을 요구했고, 악마는 그것을 순순히 청년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돌아가는 청년의 뒤에다 대고 악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음에 돈이 필요하면 다시 와라. 두 배로 줄 테니까.”
청년은 절대 그럴 일 없다면서 돌아갔습니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없어지게 마련입니다. 자꾸 배로 준다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그러다가 결국 다시 찾아가기를 벌써 여덟 번이나 했습니다. 용케 살아서 이제 병은 2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청년은 어느새 노인이 되었고, 이제 나이 들어 죽으나 독을 마시고 죽으나 마찬가지겠다 싶어 마지막으로 악마를 찾아갑니다. 이제는 거칠 것 없이 남은 병 둘 중에 하나를 마셨습니다. 놀랍게도 또 꿀물이었습니다. 노인은 승리에 취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내가 끝까지 이겼다, 악마야! 내 돈을 내놔라!”
그런데 악마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나머지 한 병을 악마가 마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기긴 뭘 이겨 이놈아! 이것도 꿀물이다. 네가 나를 이긴 것 같으냐? 너는 내 돈만 바라보고 평생을 살지 않았느냐! 인생의 의미도 사랑도 보람도 모르고 내 돈의 노예가 되어 네 영혼을 팔지 않았느냐!”
당신은 자신이 꿈꾸던 것을 다 이루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때로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을 성공’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져도 인생의 철저한 패배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내 삶의 여정을 보시는 하나님께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신다면, 그리고 악마가 미소를 짓고 있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고도 우리는 영원한 실패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진지한 자기성찰이 필요합니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