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티의 격정적 지휘와 시카고심포니 금관 사운드에 흥분한 관객의 전율”

이렇게 마에스트로 리카르도 무티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던가.

3년만의 내한공연으로 클래식팬들의 관심이 고조돼왔던 거장 리카르도 무티와 시카고심포니 내한공연 둘째날 공연에는 막바지 두 번의 관객의 뜨거운 전율의 함성이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일었다.

시카고심포니 금관의 세계적 명성대로 금관의 사운드에 흥분한 관객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연주가 끝난 후 첫 번째 한번의 함성과 이어진 베르디 ‘나부코 서곡’ 앵콜곡의 무티의 지휘대에서 펄쩍 펄쩍 뛰는 격정적 열띤 지휘에 대한 흥분 때문에 관객이 뜨거운 전율의 함성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credit Todd Rosenberg Photography 2016)

20여년전 1996년 무티와 라스칼라 필의 세종문화회관 내한공연에도 갔을 터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최근 리카르도 무티의 내한공연의 실연으로 생생히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2004년 9월 고양어울림극장 개관공연으로 라스칼라 필과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을 위시로 베르디 멕베스 춤곡,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 연주 때다.

당시에도 무티의 특징이라 할 윌리엄텔 서곡을 굉장히 열정적으로 활달히 지휘하던 그의 지휘 스타일이 아직도 기억에 새롭다. 2016 시카고심포니 아시아투어의 일환으로 지난 1월 28-29일 양일 예술의 전당 내한공연은 활기없는 템포등에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논란의 평도 있었으나 무티 특유의 지휘의 활달함과 쭉쭉 뻗어주는 호방한 금관 못지않게 마치 현악과 금관이 싸움을 벌이는 듯한 현악의 멋진 시카고심포니의 합주 앙상블이 표출됐다.

특히 이튿날 마지막 앵콜로 무티가 마이크를 들고 나오며 연주자에게 "한국인들이 이태리 오페라를 좋아하는 것을 무티가 안다"며 앙콜곡을 언급토록 한 베르디의 ‘나부코 서곡’이 종료되자 관객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어 박수갈채를 보냈다. “대단하네요”, “잘하지요”라는 찬사가 객석을 빠져나오는 관객들의 입들에서 흘러나왔다.

미국 소재 관현악단의 바운더리를 넘어 독일과 러시아, 이탈리아 오케스트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듯한 팔색조의 변신에 지난주 월요일과 화요일 베이징에서 무티와 시카고심포니 연주에 대해 China Daily지에 1월27일 음악칼럼니스트 Chen Jie가 “매우 유럽적 사운드(A very European sound)”라고 리뷰 기사를 게재하며 "금관이 과도한 말러교향곡 1번의 피날레는 드물게 관객을 만족시키는 것(the fourth movement, the brass-heavy finale a rare treat)"이었다는 평은 이런 면에서 적절했다고 볼 수 있겠다.

무티와 시카고심포니 2016 내한공연은 양일간 말러교향곡 1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의 후반부 연주에 비중이 실리면서 개인적으로도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말러교향곡 1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듣는 느낌이었다. 첫날의 여독이 풀리지 않아 이튿날 연주에는 첫날의 경험을 삼아 소리의 균형을 잡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2013년 서울 공연에서의 대타 로린 마젤보다 리카르도 무티 제 선장을 만난 시카고심포니의 물오른 인상적 연주가 실감난다.

말러교향곡 1번은 식상할 정도의 해외교향악단의 내한공연시 국내 무대에서 자주 듣는 대표적 선곡의 하나. 지난 연말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의 내한연주에 개인적으로 인상적 느낌이 없던 차에 무티와 시카고심포니 말러 1번은 이를 뛰어넘는 색채와 인상적 음색의 세계를 펼친 느낌이다. 이튿날 연주됐던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도 현악군 전체가 손으로 뜯는 피치카토로만 연주하는 특이한 3악장과 빈틈없는 금관이 돋보이는 연주로 무티의 특기인 격정적 지휘가 마쳐지자 흥분한 관객의 전율이 일었다.

2013년 독감으로 시카고심포니와의 내한공연을 취소하며 2014년 작고한 로린 마젤에게 넘겨줘야했던 리카르도 무티에 대한 국내 클래식팬들의 열망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고스란히 드러난 무대였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