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꽃처럼 아름답고 보석처럼 고귀하다. 그러나 그것은 받는 사랑이 아니라 주는 사랑에 대한 찬사이어야 할 것이다. 참된 사랑의 행복은 주는 것이며 준다는 것은 언제나 헌신과 희생을 동반한다.
큰 가시고기는 지구상의 어떤 생물보다도 부성애가 강한 물고기이다. 큰 가시고기는 봄이 되면 암수가 무리지어 하천으로 올라온다. 산란을 위해서이다.
수컷은 물풀이 무성한 곳을 찾아 둥지부터 짓는데 둥지가 완성되면 암컷을 정중히 맞아들인다. 그러나 알을 낳은 어미는 곧장 미련 없이 둥지를 떠나 버린다. 자식과 남편을 버린 비정한 어미인 셈이다. 그때부터 큰 가시고기의 눈물겨운 희생이 시작된다.

큰 가시고기는 알의 부화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느라 먹지도 않고 앞 지느러미로 쉼 없이 부채질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 한 마리까지 새끼들을 부화시킨 큰 가시고기의 주둥이는 다 헐고 몸은 만신창이가 된다. 마침내 부화한 자식들이 모두 떠나간 둥지 앞에서 큰 가시고기는 조용히 숨을 거둔다.

며칠 후 둥지를 떠났던 새끼들이 죽은 아버지의 몸 주위로 모여든다. 새끼들은 자신들을 위해 죽기까지 희생한 아버지의 살을 파먹기 위해 돌아온 것이다.
세상엔 많은 사랑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랑은 이기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랑이다. 그러나 참 사랑은 나를 버리고 너를 살리는 희생을 자양분으로 먹고 피어나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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