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교할교 토끼토 석삼 굴굴
꾀 많은 토끼가 굴을 세 개나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는 뜻으로,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느 날, 풍환은 제나라의 재상 맹상군으로부터 설 땅의 차용금을 거두어 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에 풍환은 설로 내려가 현지의 관리들을 시켜 부채가 있는 자들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전부 모았다. 그런 다음 부채의 증서들을 한 자리에 모아 모두 불태워 버렸다. 설의 백성들은 이 일을 보고 매우 기뻐했으나 맹상군은 매우 못마땅했다. 그러자 풍환이 맹상군에게 말했다.
“당신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은의올시다. 차용증서를 태워 버리고 그 대신 당신을 위해 은의를 사왔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뒤 맹상군이 제나라 민왕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재상 자리에서 물러나 설 땅으로 내려가게 되었는데, 이때 설 땅에 사는 백성들이 백리 앞까지 마중을 나와 그를 따뜻이 맞이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풍환이 맹상군을 위해 마련한 첫 번째 굴이었고, 맹상군은 그때서야 풍환의 의도를 이해했다.
그 후, 풍환은 위나라의 혜왕에게 맹상군을 재상으로 맞으면 부국강병을 이룰 것이라고 설득하였다. 그러자 위나라는 맹상군을 맞이하기 위해 황금 천금과 수레 백량을 세 번이나 보냈다. 하지만 맹상군은 풍환이 미리 알려준 책략대로 위나라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소문을 들은 위나라의 민왕은 사신을 보내어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재상으로 임명하였다. 풍환이 맹상군을 위해 마련한 두 번째 굴이었다.
얼마 후, 풍환은 설 땅에 제나라 선대의 종묘를 세우도록 맹상군에게 건의하였다.
선대의 종묘가 맹상군의 영지에 있는 한 민왕도 감히 그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이것이 풍환이 맹상군을 위해 마련한 세 번째 굴이었다.
이리하여 맹상군은 재상에 머문 수십 년 동안 아무런 화도 입지 않을 수 있었는데, 이것은 풍환이 맹상군을 위해 세 가지의 숨을 굴(狡三窟)을 마련해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