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통신위원회 전파기획관 오남석 -

   
 

 

 비좁은 틈에서도 기어코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아침 출근길 지하철 풍경, 와이파이 서비스 지역임을 눈에 띠게 광고하고 있는 커피숍,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면 우선 TV부터 켜는 습관 때문에 듣게 되는 아내의 잔소리... 많은사람들이 공감하는 일상일 것이다. 공기나 물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 전파로서 스마트폰, 와이파이, TV 이 모두가 눈에 보이지 않은 전파를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일상 속에 숨어있는 전파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① 스마트폰과 이동통신 트래픽, 그리고 주파수 공급먼저 스마트폰과 주파수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은 구석기시대 사람 취급을 받을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2009년 11월 아이폰의 국내 출시를 계기로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2009년 말 80만 명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금년 3월을 기점으로 천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단기간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2012년 말이면 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주고 있다. 전화, 메일과 같은 기초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TV 드라마 등의 콘텐츠도 이제는 마음껏 스마트폰을 통해 보고 있다. 그러나, 대용량의 콘텐츠 수요 및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다 보니 이동통신사의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강남 등 일부 지역의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나현재의 네트워크 용량으로는 조만간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관련업계 추산으로는 2011년 2월 기준으로 스마트폰 가입자가 전체 가입자의 16%이지만 전체 트래픽의 93%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스마트 기기의 확산 추세를 볼 때 트래픽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트래픽 밀집 지역의 기지국 증설, 와이파이 등의 우회망 활용 등 이동통신 사업자의 적극적인 투자 노력과 함께 정부는 추가 주파수 확보 및 공급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오해할 수 있는 것 한 가지가 있다. 주파수는 무한정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희소한 자원이라는 점이다.따라서, 수요와 공급이 조화를 이룰 수밖에 없고 jj이용자들의 합리적인 소비문화도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② 와이파이 혼신이 뭐지? 두 번째는 와이파이 이야기이다. “와이파이 잘 떠요?“라는 모 통신회사의 광고 카피가 있다. 이제 와이파이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너무도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와이파이는이용자가 무료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참으로 매력적이고 반가운 서비스이다. 와이파이는 전 세계적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며, 와이파이 AP(Access Point)는 정부의 허가 없이누구나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요즘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 터미널, 쇼핑몰, 커피숍 등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 이르기까지 와이파이가 없는 곳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산되었다. 그러나, 무분별한 와이파이구축 경쟁으로 인해 인터넷 속도저하 등의 불편을 야기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코엑스 강남역 등 와이파이 밀집지역의 경우, 한 지점에서 최대 100대 정도의 통신 3사 및 사설용 AP가 검색되기도 한다. 이 때 와이파이 AP가 이용할 수 있는 채널은 총 13개 있으나, 인접하는 AP가 서로 중복해서 하나의 채널을 사용할 경우 혼신이 발생하여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다. 혼신이 심할 경우 최대 30% 정도까지 속도가 떨어진다. 밀집지역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이나상가에서도 이웃집 또는 이웃 상가 와이파이 AP간에 채널 간섭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느릿느릿해진 와이파이! 그러나, 속도를 높이는 비법은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와이파이 혼신 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라 설치하면 가능한데, 마치 교통정리 하듯이 인접하는 AP간에 바로 채널 간섭이 없도록 간격을 좀 벌려서 채널을 나눠쓰자는 것이 그 요지다. 혹시 와이파이 속도가 갑자기 떨어지거나 끊기는 불편을 겪으신 적이 있으시다면, 한국전파진흥협회 홈페이지(www.rapa.or.kr)에서 가이드라인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③ TV에서도 이제 3D를 볼 수 있게 된다?마지막으로 일상의 좋은 친구 TV 이야기다. 작년 한해를 강타했던 영화 ‘아바타’. 주인공의 분신인 생명체 ‘아바타’에 의식을 주입하여 외계 생명체들과 정신적 교감을 통해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내용의 SF 영화로서, 개봉한 지 3주 만에 전세계에서 매출 10억 달러(한화 1조 800억원 이상)를 달성했고, 국내에서도 1천만명 관객을돌파했다. ‘아바타’가 이처럼 관객의 시선을 끌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10년 이상 걸려 입체감을 극대화한 3D 영상기술 덕분인데 그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D 입체 원리인간의 두 눈은약 6.5cm 떨어져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보게 되며 두 눈에서 본 개별 이미지가 뇌에서 하나로 결합되어 입체를 인식하게 되는데 3D 영화나 3D TV는 이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보통 두 개의 렌즈를 가진 카메라를 이용해 사물을 촬영하면 각 렌즈들은 다른 각도에서 영상을 획득하게 되고 이 영상들이 3D 디스플레이 기기로 전송되면 3D 안경을 통해 왼쪽 렌즈의 이미지는 왼쪽 눈에만, 오른쪽 렌즈의 이미지는 오른쪽 눈에만 들어오게 되어 우리는 3D 입체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최근 3D는 영화뿐만 아니라 방송과도 접목되면서 TV 가전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3DTV 기술은 기존 DTV 시장에서 삼성·LG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일본의 SONY가 2010년 월드컵을3D로 촬영하면서부터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3D 방송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기업의 약진은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초 부터 우리 기업들은 3DTV를 출시하여 미국 3DTV시장에서 60%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2010년 1월부터 위성방송에서 실시간 3D 방송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고, 케이블TV, IPTV에서 2010년 5월부터 3D VOD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그러나, 현재 위성이나 케이블이 아닌 3DTV 방송이 활성화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3D로 제작된 방송 콘텐츠가 부족하고 3DTV 보급도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현재 기술로는 3D 방송을 하게 되면 2DTV를 가진 사람들은 분할된 2개의 영상으로 보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KBS, MBC, SBS의 경우 채널(주파수) 여유가 없어 3D 방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유럽의 경우에도 3D방송이 채널 여유가 있는 케이블TV나 위성방송에서 상용화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고화질 3D방송 원리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10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추가 주파수 없이 기존 채널에서 고화질 3D 방송과 고화질 2D 방송이 가능(역호환성 보장)한 새로운 3D 방송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역호환성 기술은 방송사가 기존 방송 채널에서 HD급 2D 방송과 HD급3D 방송을 선택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해 주며, 작년 10월부터 이 기술을 활용하여 KBS, MBC, SBS, 케이블TV방송, 위성방송에서 실험방송을 하고 있다.

 또한, 현재의 3D TV는 안경을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온 가족이 모두 안경을 쓰고 봐야 한다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닐 것이다. 물론 비용도 만만치 않아 3D TV를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보기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삼성과 LG에서 지속적으로 무안경 방식 3DTV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3~5년 뒤에는 안경을 쓰지 않고도 3D TV를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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