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의 진정한 마음의 우러남의 박수를 받은 서울시향과 수원시향

매년 4월 국내에서 개최되는 교향악축제도 좀더 흡인력있게 클래식 청중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이젠 영국의 BBC프롬스처럼 국제화된 교항악축제로 변신해야 할 것 같다.

1989년부터 시작된 교향악축제는 사실상 국내 지방 교향악단들의 서울나들이 정도의 연주로 비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적 교향악단들의 초청 연주가 중간중간이라도 대기업들의 스폰서가 이뤄져 펼쳐진다면 교향악축제의 연주 퀄리티가 훨씬 높아짐은 물론 교향악축제의 외면현상이 줄어들 것이란게 솔직한 느낌이다.

지난 3월의 말러교향곡 7번 연주때의 논란을 불러일으키던 때와는 판이한 일신된 인상적 연주가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서울시향의 교향악축제 폐막공연. (사진: 예술의 전당)

매년 개인적으로 3-4개 교향악 축제의 연주를 들어왔지만 올해는 개막공연인 KBS교향악단의 연주를 필주로 대구시향, 수원시향, 군산시향, 폐막공연을 멋지게 장식한 서울시향 연주까지 다섯 번의 교향악축제 연주를 들었다.

교향악축제의 전 연주를 다 들은 것은 아니지만 올해 특히 인상적인 것이었던 것은 폐막공연이었던 서울시향의 연주와 수원시향의 연주를 통해 진정한 감동의 연주는 청중의 진정한 마음의 우러남의 박수를 받게 된다는 깨달음이다.

폐막공연이었던 서울시향의 연주는 통상 교향악단 연주회의 관례인 서곡, 협주곡, 교향곡 관행을 깬 전반부의 교향곡 연주에 이은 후반부의 R.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과 교향적 환상곡의 배치로 도전적 신선함과 지난 3월의 말러교향곡 7번때의 논란을 불러일으키던 때와는 판이한 일신된 어느 파트 하나 나무랄데 없는 인상적 연주가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휘 최수열도 중량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인상적 암보의 지휘로 서울시향을 이끌 손색없을 재목으로 클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올해 교향악축제 초반부에 인상적으로 봤던 것은 수원시향의 연주다. 특히 새로운 바이올린 여제의 탄생을 불러왔다는 퀸 엘리자베스 국제음악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의 1위 입상 임지영의 젊은 나이답지 않은 당참과 자신감 읽히는 스승 김대진과의 환상호흡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한시도 긴장의 시선을 놓을 수 없었던 순간이었다. 수원시향은 처연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연주를 통해서도 꽤 밀도높은 연주를 통해 진심어린 청중의 감동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퀸 엘리자베스 국제음악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의 1위 입상 임지영의 젊은 나이답지 않은 당참과 자신감 읽히는 스승 김대진과의 환상호흡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한시도 긴장의 시선을 놓을 수 없었던 순간을 제공했다.

4월3일 일요일 오후 5시에 있었던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의 대구시향 연주는 베르디 운명의 서곡 연주에서는 좀더 정련된 사운드를 빚어냈으면 하는 아쉬움으로 출발했으나 후반부의 베토벤 교향곡 제3번에선 코바체프의 카랴안의 향취를 느끼게하는 지휘와 탄탄한 사운드로 대구에서 이는 코바체프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연주회로서 한 패러그래프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

개막공연이었던 KBS교향악단 연주는 중견연주자 다운 백혜선의 성숙미와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2번과 아싸한 희열이 밀려온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 개막공연으로서의 설렘과 기쁨을 가져다주었지 않았나 싶다. 4월 19일 화요일 저녁에 있었던 군산시향의 연주회는 국내 지방 연주단체들의 서울나들이 격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악장간 관객들의 박수가 연주흐름을 방해한 한 예로서 교향악 축제 중간중간에라도 세계적 연주단체들의 내한공연들과 어우러져 국내 교향악축제가 BBC프롬스 같은 국제적 교향악 축제로의 변신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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